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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대전] 와인, 합리적가격·다품종으로 '디캔팅'하라

신세계 가세로 가격경쟁 소비자들 거품제거 기대
롯데·LG 물량 대량공세..수입업체는 전문화 가속


'신의 물방울'열풍을 타고 와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폭발적으로 증가했다가 최근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와인업계는 "와인시장의 침체라기보다는 갑작스러운 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보고 있다. 시장 자체의 건전성과 성장성은 그대로 존재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이상과열이라는 거품이 사라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와인시장은 최근 5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해 연간 5000억원 규모에 이르고 향후 1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롯데아사히주류) LG(LG상사 트윈와인) 신세계(신세계와인컴퍼니) 등 대기업 빅 3가 대거 와인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와인시장 재편방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기존 수입업체들 또한 대기업들의 와인시장 진출에 따라 일전을 불사한다는 각오다.

◆대기업 빅3 와인가격 인하경쟁..소비자는 즐겁다

롯데와 LG에 이어 신세계가 와인시장에 진출하면서 와인시장에 짙은 전운이 감돌고 있다. 신세계가 지난 6일 각 유통구조상 붙는 마진을 최소화해 최고 40%까지 와인가격을 인하하겠다고 했다.

이에 롯데는 28일 롯데백화점 25개 전점에서 합리적인 와인 가격을 위해 고가와인에 대한 '그린프라이스' 제도를 시행해 최고 60% 이상 가격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영원한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간의 불꽃 튀는 '진검승부'가 관전 포인트다.

신세계는 롯데의 강점인 다양한 포트폴리오 전략에 맞서 초기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와인 가격을 대폭 낮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설립한 '신세계 와인컴퍼니'를 '신세계L&B'로 변경하고 와인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신세계L&B는 지난 2월 유상증자를 통해 55억원을 조달했으며 지난달 여무상 전 삼성물산 상무를 새 대표이사로 영입해 와인 직수입 사업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이달부터는 직수입한 와인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와인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행보에 가속도를 낼 계획이다.

와인업계는 신세계가 이마트의 전국 121개 점포를 비롯 신세계백화점,웨스틴 조선호텔 등 국내 최대의 와인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마트와 백화점, 호텔 등을 포함한 신세계 계열사의 와인 매출액은 670억원. 지난해 750억원에 이어 올해 8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와인시장의 16.8%에 해당하는 수치다.

◆후발주자 롯데 추격 거세...LG상사 체인망 본격화

현재 후발주자로 와인시장에 참여한 대기업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곳은 롯데. 지난해 7위였던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와인사업을 해왔던 롯데는 지난해 2위였던 두산와인을 보유했던 두산주류BG를 통째로 인수하면서 와인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현재 롯데주류BG와 롯데아사히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1%, 4.5%로 업계 1위인 금양인터내셔날(16%)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롯데는 국산 와인인 '마주앙'을 비롯 카르멘, 반피, 산타 리타 등 800여 개 품목과 옐로 테일, 산 펠리체 등 롯데아사히주류 수입제품까지 무려 1000여 개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지난해 추석부터 본격 와인 수입에 나선 LG상사 트윈와인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9~12월 4개월 동안 매출 30억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80억~100억원선으로 잡고 있으며 조만간 주류전문체인 '더 와인 클럽'을 론칭하고 이 체인망을 통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홍수 같은 대기업 자본의 이입으로 기존 와인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수입업계의 경우 중소규모 수입상은 입지가 상대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황이나 기존 상위 10위 이내 업체들은 기존의 선점한 브랜드의 인지도 확보하면서 소매업이나 와인 제조업으로 진출하는 등의 전략으로 생존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 후발 주자들이 모두 수입 업체로 뛰어들면서 당장 비상이 걸린 것은 기존 수입 업체들이다. 특히 롯데아사히주류를 가지고 있는 롯데가 두산을 인수하면서 와인 수입 시장의 개편에 눈길이 쏠린다. 자본과 탄탄한 유통망을 가진 롯데가 조만간 금양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기업 물량공세.. 기존 수입사들 안방지키기 고심

후발 대기업들의 물량공세에 맞서는 기존 수입업체들은 전문성과 시장선점을 무기로 내세워 입지 다지기에 절치부심이다.

기존 와인 수입업체들은 "선점 기업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며 "명문 와인 생산업체들은 다국적 기업이라기보다는 가족 생산을 지향하는 만큼 대기업보다는 오랫동안 계약관계를 유지해온 전문기업을 더 신뢰한다"고 말했다. 즉 이미 계약을 맺은 명문 와인 생산 업체들과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해, 후발 대기업 주자들이 수입 할 수 없는 유명 와인들을 수입, 차별화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와인 리테일숍은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할인점 등 대형 소매점들의 할인 이벤트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부 리테일숍은 부분 프랜차이즈 등의 형태로 대형 브랜드에 흡수돼 생존을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들이 와인시장에 진입하더라도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기 보다는 와인의 수입 종류가 늘어난 만큼 채널별로 차별화가 일어난다는 것. 즉, 각 채널별로 고객의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유명상품 외에는 해외처럼 할인점, 편의점, 전문점, 레스토랑 등 채널에 따라 판매되는 와인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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