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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코사민이여 안녕~(?)

지난 몇 년간 효도선물 1등 자리를 지켜온 글루코사민. 하지만 '관절염에 좋다'는 그 효과에 의심을 품는 사람들도 많다. 급기야는 늦게 움직이기로 유명한 한국 전문가들까지 나서 효과를 검증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루코사민은 코너에 몰린 듯 보이지만 논쟁과 판매는 별개인 것 같다. 글루코사민은 홍삼, 종합비타민과 함께 여전히 건강기능식품 3대 산맥 중 하나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일까.

◆전문가들 "효과없음(?) 확인하겠다"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의 효능에 논란이 있다"며 올바른 근거제시를 위해 검증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목적은 효능 검증이지만 그동안 관련 전문가들이 풍겨온 뉘앙스를 볼 때 사실 '효과가 없음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로 들린다.

글루코사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엇갈린 연구결과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글루코사민이 골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많지만, 대부분 판매사 후원으로 이루어져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다 2006년 美정부 주도 연구에서 글루코사민 혹은 글루코사민+콘드로이친의 무릎 관절염 통증완화 효과는 '가짜약(위약)'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전문가들 소극적 태도로 일관

이미 3년전 결정적인 연구가 나왔음에도 글루코사민이 시장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 전문가들의 탓이 크다. 민감한 사안이라며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에 민감한 걸까. 학계내 치열한 찬반 논란이 있다면 '학술적으로 민감한' 것이겠지만 그렇진 않아 보인다.

취재 중 도움말을 준 관절 분야 전문의들은 모두 "글루코사민을 환자에게 추천하고 있는가"란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관절염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A 대학교수는 익명을 요구하며 "글루코사민 광고는 거의 과대광고다. 글루코사민을 먹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 환자가 다른 사람한테 약을 권하는 현실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정확한 임상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급 규모의 관절병원 원장 역시 "글루코사민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 후 "관절염은 연골이 파괴돼서 생기는 질환이다. 글루코사민과 같은 건강보조식품은 연골을 재생시키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들이 모든 전문가의 의견을 대변할 순 없다해도, "먹어서 나쁠 건 없다"는 정도의 중립적 의견조차 찾기 어려운 현실은 글루코사민에 대한 의료진의 불신을 그대로 드러낸다.

전문가 개인적으로는 확실한 부정적 의견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학술단체의 공식적 입장 표명이 없는 것은 다소 의아해 보인다. 지금까지 글루코사민에 대한 의견을 공식 표명한 곳은 진보 성향의 한 약사단체 정도 뿐이다. 이들은 '글루코사민을 사지 마라'는 강한 입장을 2008년에서야 밝힌 바 있다.

오히려 그 외 약사단체들은 공식입장은 아니지만 글루코사민 구매를 추천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약국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효도일까 돈 낭비일까

물론 현재까지의 증거를 가지고 "글루코사민은 가짜약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몰아부치는 것 역시 정답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평균적인 효과와 그 결론'에 근거해 주장할 수밖에 없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나만의 결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글루코사민을 먹고 통증이 사라졌다는 사람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이를 무조건 '위약효과'라고 치부하는 것도 증거에 입각한 주장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의 글루코사민 검증작업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글루코사민의 운명에 가장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는 늦어도 올 해 말 쯤 발표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의 취지에 대해 연구원측은 "글루코사민이 골관절염 환자에게 있어 기존 의약품에 비해 효과가 어떠한지 과학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국민과 정책 결정자, 의료인에게 합리적 의사결정의 객관적 자료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의 달 효도선물로 글루코사민을 고려하고 있는가. 일단 국내 연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자. 그 때까지 효도를 미룰 수 없어 고민된다면 "글루코사민으로 효도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좀 더 확실한 효도방법을 찾는 게 현재로선 가장 설득력 있는 판단이란 게 '개인적으로나마' 의견을 표시하는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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