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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허무함·재도전의 연속 '꽃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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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의 꽃예술과 조경 이야기]

꽃 예술이 다른 직업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아름다운 꽃에 추가로 작업하는 게 뭐 어려울 게 있냐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이 말은 취미 정도로 꽃을 다루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열정·허무함·재도전의 연속 '꽃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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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다 사용하는, 한정된 소재로 자신의 혼과 열정을 담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꽃 예술인들의 어려움이 있다. 이들 꽃 예술인은 꽃장식을 별도의 예술 장르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소재는 같다. 수채화 물감을 사 용하거나 유화용 물감을 사용하면 된다. 간혹 독특한 물감과 재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소재의 특수성만으로 결코 작품을 돋보이게 할 수 없다.

열정·허무함·재도전의 연속 '꽃예술'

꽃 예술인은 동일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꺼려 한다. 물론 주어진 소재를 가지고도 충분히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연출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가 입장에서 볼 때 뭔가 다른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예술성이 높은 작품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들이 소재발굴에 열정을 쏟아 붓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같은 자연의 소재라 하더라도 모양과 색깔, 질감, 형상 등이 모두 다르다. 자신이 구상한 것과 100% 일치하는 소재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작품 구상 단계에서는 이런 소재를 쓰면 되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원하는 소재를 구할 수 없을 때는 다른 대체 소재를사용해야만 한다. 만일 원하는 소재를 찾았더라도 색상과 구도가 맞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점에서 작품 구상 및 제작 과정에서 상당한 제한을 받는다.
열정·허무함·재도전의 연속 '꽃예술'

설령 작품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칭찬 받는 일이 거의 없다. 우리네 표현법 상 속으로는 좋아할지언정 이번 행사의 꽃장식을 누가했느냐며 찾아와서 감사 표시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花無十日紅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예쁘고 화려한 꽃이라도 10일은 넘기지 못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꽃 예술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은 화초다. 나뭇가지 등 다른 소재로 함께 시용하지만 화초를 배제할 수 없다. 작품 전시회나 대회를 앞두고 며칠밤을 새워 작품을 만들었지만 이내 시들고 만다.


건축물과 같이 반영구성이 없다. 대회가 끝나고 난후 작품을 해체해야 한다. 남는 것은 사진 뿐이다. 동영상으로 작품을 찍어놓더라도 별반 차이가 없다. 작품 대부분이 고정된 형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쏟아 부은 열정과 혼이 아쉽지만 사진 한 컷으로 만족해야 한다. 공허함과 허전함이 상존한다. 또다시 새로운 작품을 보여줘야 한다.
작품구상-열정-허무함-재도전의 연속이다. 꽃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주 낮다. 전문 직업으로 인정하는 데 인색하다. 심지어 할일 없어서 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경사는 별도 직업으로 구분되고 있지만 플라워 디자이너나 가든 플래너, 플라워 데코레이터에 대한 직업 구분이 없다. 보험에 들려고 해도 자영업자 신분으로 가입을 해야 한다.
작품성과 상업성의 괴리

열정·허무함·재도전의 연속 '꽃예술'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확실한 것과 먹고 즐기는 것에 대한 가치 부여는 높지만 꽃이 주는 정서와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꽃 예술인들에 대한 평가는 야박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꽃 예술 분야에 입문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아직은 꽃예술인들의 입지가 좁다는 것이다. 어려운 과정을 통해 플로리스트,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과정을 취득했더라도 돈과 명성을 한꺼번에 거머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산이다.


자격을 취득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드물다. 같은 노동력을 요구하는 다른 직업과 비교할 때도 시간당 수익률이 적다. 노동을 들인 만큼의 대가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꽃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태반이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이 자영업자로 꽃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종사하는 길도 쉽지 않다. 꽃 예술과 관련된 학과가 개설된 곳이 많지 않다. 플라워 전문학교도 없다.

열정·허무함·재도전의 연속 '꽃예술'


정부의 지원도 미약한 실정이다. 꽃과 나무를 재배하는 사람들에대해서만 어느 정도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꽃과 관련된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정부 협찬금을 탈 수 있는 것은 일부 경진대회에 불과하다.학원을 설립하려고 해도 규제가 많다. 다른 학원과는 달리 실습이 많은 비중이 차지하고 있기에 작업장과 실습장 등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아직은 꽃 예술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에서 결혼과 육아 문제도 간단히 넘길문제가 아니다. 상업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주변 사람들의 배려와 도움이 절실하다. 큰작품을 구상했지만 체력적 면에서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다반사다. 건강은 기본이고 강도높은 작업을 감내할 수 있는 정신력도 요구된다.

열정·허무함·재도전의 연속 '꽃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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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기자 songbird@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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