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불안했던 크라이슬러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하지만 미국 3위 자동차 업체의 파산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에 가해진 충격은 크지 않았다.
30일 뉴욕 증시는 장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약보합 마감되며 크라이슬러 파산을 대형 악재로 인식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나스닥 지수는 또 다시 나홀로 상승하는 차별화된 장세를 펼쳤다.
시가총액 1위인 엑손모빌과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프록터 앤 갬블(P&G)이 기대 이하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는 악재를 감안할 경우 크라이슬러 파산 악재는 사실상 묻혔다고 볼 수도 있다. 오히려 크라이슬러 파산으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는 큰폭으로 올랐다.
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캘러웨이는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은 크게 놀랄 일이 아니었으며 조용했던 시장 반응은 이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리서치의 크리스 존슨 최고경영자(CEO)도 "크라이슬러가 재정비할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사실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장중 한때 다우지수가 8300선마저 넘어선뒤 상승폭을 전부 되돌림했다는 것은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크라이슬러 파산이라는 만만치 않은 산을 넘어섰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하나가 확실히 제거됐기 때문이다.
존슨은 기술적 분석에 근거해 이날 주식을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S&P500 지수 875선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S&P500 지수는 장중 875를 넘어 888.70까지 솟구쳤으나 종가는 872.81로 마감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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