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전분기에 이어 적자기조를 이어갔다. 하이닉스는 6분기째 적자다. 계절적 비수기 진입과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세를 이기지 못한 탓이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인데 반해, D램 시장의 저조한 시황이 지속된 것도 적자의 배경이다. 하지만 한층 개선된 영업손실률과 적자폭 감소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의 호조와 함께 2분기 이후 흑자전환 예상을 가능케 하고 있다.
◆'적자' 삼성· 하이닉스, "아! 옛날이여"=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은 1분기(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익 각각 5.22조원, 67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에 비해 5% 줄었지만, 영업적자 규모는 전분기 6900억원에 비해 다소 개선된 수치다.
이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하이닉스 역시 전분기대비 13% 감소한 1조3130억원의 매출과 영업손실 515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닉스는 2007년 4분기 이후 6분기째 적자다. 하지만 매출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향상에 따른 원가절감 등을 통해 전분기 적자 규모(8020억원)를 36%가량 줄이는 소기의 성과는 거뒀다.
1분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적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은 크게 개선된 영업손실률 때문이다. 작년 4분기 53%였던 하이닉스의 영업손실률은 올 1분기 36%로 크게 나아졌다. 삼성전자 역시 작년 4분기 14%에서 1분기에는 13%로 영업손실률이 다소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D램 시황마저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바닥 찍은 'D램· 낸드'.. "희망이 보인다"= 실제로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인 16Gb MLC 제품의 고정거래가는 지난해 12월 상반기 1.65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7일에는 3.50달러를 기록, 두배 가까이 올랐다. D램 주력제품인 1Gb DDR2의 4월 하반기 고정가도 0.94달러로 2월 상반기 이후 2개월여 만에 상승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상무)는 실적설명회에서 "메모리반도체와 LCD가 현 시점에서는 바닥에 가까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문이 4월부터는 월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이닉스도 이르면 2분기부터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관측이다.
김성인 키움증권 상무는 "낸드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데다, D램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어 2분기 반도체부문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빠르면 4월부터 월별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국 vs 일- 미- 대만, 격차 더 벌어질까?= 이제 시장의 관심은 4월말로 예정된 일본 엘피다, 대만 후발주자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옮겨 가고 있다.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작년 4분기 100%에 육박했던 경쟁사들의 영업손실률이 얼마나 개선됐을 지도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그 동안의 이들 업체의 저조한 공장가동률과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영업손실률이 최소 7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적자에도 불구하고, 1분기 경쟁사들과의 시장점유율 격차가 더욱 벌어졌을 것이라는 관측을 낳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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