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판매 43% 줄고 화장품 10% 늘어
불황에는 의류 소비는 줄고 화장품 소비는 되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932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불황기 소매업체 판매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매출이 감소한 품목은 무엇인가?’라는 질문(복수응답)에 유통업체의 50.4%가 ‘가전’, 42.6%는 ‘의류’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잡화’를 꼽은 점포가 18.0%, ‘홈·가구’ 16.7% 순으로 나타났다.
불황기 매출이 증가한 품목으로는 조사대상의 26.4%가 ‘신선식품’, 18.9%가 ‘가공식품’, 9.5%는 ‘화장품’, 3.6%는 ‘건강식품’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상의는 “실물경기가 어두워지면서 가전, 가구 등 지출 부담이 큰 내구재 소비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반면 불황에도 식품류와 건강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과거 외환위기 시절에도 증가세를 보였던 화장품 매출이 또 다시 늘고 있다”면서 “이는 옷 대신 필수품 성격이 강한 화장품으로 돋보이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10개 백화점 중 7개 점포(68.6%)가 의류부문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응답한데 반해, 화장품 매출이 늘어난 점포는 39.2%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은 화장품 매출(전년 동월 대비) 역시 최근 석 달 동안 20%이상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 3월 화장품 매출증가율(현대 : 30%, 갤러리아 : 26%)이 일본 관광객으로 호황을 누리던 명품매출까지(현대 : 23%, 갤러리아 : 18%) 제치고 있다.
업태별로 대형마트는 ‘가전 판매가 줄었다’는 응답이 61.3%, 의류부문은 40.6%로 집계된 반면, 45.4%에 이르는 점포가 ‘신선식품 판매가 늘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반영하듯 신세계 이마트는 300㎡(100평) 안팎의 소규모 점포 3곳을 확보, 올 7월부터 '식품위주‘의 슈퍼마켓 사업진출을 선언한바 있다.
슈퍼마켓은 잡화에 대한 판매가 줄었다는 응답이 18.8%로 가장 많았고, 신선식품(21.7%)과 가공식품(20.1%)은 꾸준한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었다.
10개 인터넷쇼핑몰중 3개 사이트(27.9%)는 의류와 홈·가구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응답한 반면, 화장품, 신선식품 매출이 늘었다는 곳은 3.6%에 이르렀다.
홈쇼핑은 가전(66.7%) 매출이 뚝 떨어진 반면, 화장품(28.6%)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고객 수를 묻는 질문에는 전체적으로 평균 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고, 1인당 평균 매입액인 객단가는 0.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태별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내점객 수가 5.1%, 2.2%로 줄어들었고, 홈쇼핑을 이용하는 이도 4.6% 감소됐다. 반면, 인터넷쇼핑몰(2.4%), 슈퍼마켓(2.3%), 편의점(0.1%) 등은 고객이 늘었다.
객단가 역시 대형마트(-4.4%), 홈쇼핑(-4.3%), 백화점(-0.9%) 등은 줄어들었고, 슈퍼마켓(3.1%), 편의점(2.3%), 인터넷쇼핑몰(2.8%)은 다소 상승했다.
김정민 기자 jm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