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률 50% 간신히 넘긴 1050억원…계열사 중 금호석유화학만 참여
소액주주 참여율도 60%대에 그쳐…기대감 없어 시장 외면 뚜렷
매각작업이 진행중인 금호생명이 시급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해 왔던 20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이 청약률 50%를 간신히 넘기는 데 그쳤다.
이 같은 부진한 청약률에 대해 일각에서는 생명보험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금호생명의 보유자산 위험성이 높고, 인수협상 대상자로 알려진 자본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란게 중론이다.
17일 금융감독당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했던 금호생명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에 걸쳐 2000(액면가 5000원, 총 발행주식 4000만주)억원의 유상증자 청약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청약 마감 결과는 참담했다. 청약률은 목표치의 절반을 간신히 넘긴 1050억원 상당.
더구나 우리사주조합에서 300억원과 최대주주로 계열사 중 유일하게 참여했던 금호화학석유가 주식 810만 2314주를 405억원의 사들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액주주 등 나머지 구주주들에게는 불과 3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유치한데 그쳤다.
이번 유상증자에는 소액주주들까지 외면해 금호석유화학과 우리사주에서 소화한 금액(약 70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신주 해소분 300여억원 중 소액주주들의 참여율(청약률)은 60%대였다.
30%대의 소액주주들은 불참, 자신들이 주식을 보유한 회사의 가능성마저 믿지 못했다.
이로써 이번 유상증자에서 절반가량(약 950억원)의 실권주가 발생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청약마감 결과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로 보고 있으며, 향후 금호생명이 실권주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권주 처리에 대해 A펀드 등 인수협상을 벌이고 있는 펀드들이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작업 역시 경기가 안좋은 상황인데다 금호생명의 자산 위험성이 크다고 분석되고 있어 인수대금이 파격적으로 낮춰지지 않는 이상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호생명은 2008 회계연도 당기순이익 837억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금융위기로 인한 매도가능증권평가손실로 인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이로 인해 자기자본도 급락했다.
게다가 예상과 달리 이차손과 사차손까지 발생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한편 한때 주력판매했던 무심사 상품으로 인한 위험보험금 증가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처분으로 648억원, SOC처분으로 274억원의 이익을 실현했으나 당초 목표치보다 1225억원이나 미달됐을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여파로 Credit 채권 및 부동산 펀드가격 급락으로 인한 감액손실도 무려 1099억원이나 발생했다.
이외에도 국내 금융권 건전성 악화와 건설사 및 조선사 등 신용위기 확대 등으로 추가대손금도 294억원이나 발생하는 등 추가 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금호생명의 경우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않을 경우 지급여력비율이 70%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초 계획인 목표금액 2000억원의 절반에 그쳐 금융감독원 권고치인 150%에도 못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양규 기자 kyk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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