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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홍보임원의 궁핍한 나날들

고위임원도 자가운전에 대리 불러 귀가

지난해 4·4분기 1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래 삼성전자의 '내핍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 역시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맨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계속되는 외부 일정으로 연일 강행군을 벌이고 있는 홍보라인의 고위 임원들도 예외는 아니다.

A 임원은 "경비절감을 위해 운전기사 없이 직접 운전해 매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며 "저녁 약속이라도 있는 날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멀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B 임원을 비롯한 홍보 담당 임원들은 현재 운전기사 없이 스스로 자가용을 몰고 다니면서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가급적이면 저녁 약속을 삼가고 있지만 혹 저녁 술자리라도 있는 날이면 대리운전기사를 불러 귀가길에 오르는 것.

수십억원대의 성과급으로 타기업의 부러움과 질시를 받던 때가 엊그제 같던 삼성 임원들의 현주소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불황에 삼성 정도의 일류 기업도 가혹할 정도로 경비 아끼기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특히 지난 4분기 대규모 적자를 낸 삼성전자의 경우 경비 줄이기에 대한 부담이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은 올해 초 예년에 비해 많이 얄팍해진 '초과이익분배금(PS)'봉투로 허탈감을 맛본데 이어 사무실에 지급되던 사무용품이나 음료, 종이컵 까지 끊기면서 국내 최고기업에서 근무한다는 자부심이 무색할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대외활동비는 최대 50%까지 삭감됐으며 신사옥 휴게실마다 설치돼 관심을 받아왔던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아예 철거된지 오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분기실적 개선에 급급해 지나친 비상경영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실적악화를 이유로 지나친 내핍을 강요할 경우 직원들의 로얄티와 삼성맨이라는 자부심을 잃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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