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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솔로, 비-세븐 이후 왜 없지?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 '아직도 비 아니면 세븐?'

남성 솔로시장이 죽었다. 각각 2002년과 2003년에 데뷔한 비와 세븐이 아직도 투톱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가수가 워낙 출중해서이기도 하지만, 이들을 앞서나갈 후배가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많은 후배들이 '포스트 비', '포스트 세븐'을 외치며 데뷔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동방신기의 출현 이후 대세는 아이돌그룹으로 기운데다 전진, 태양 등 그룹 출신의 솔로가수들이 그나마의 솔로 시장을 선점했다.

최근에는 포화 상태의 아이돌그룹 시장을 피해 남성 솔로시장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매우 어렵긴 하지만, 부활시켜보겠다는 각오. 아주, 태군, 청림, AJ 등 어리고 능력있는 후배들이 경쟁적으로 '제2의 비', '제2의 세븐'을 외치고 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죽은 시장'이라 진단받은 남성 솔로가수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 1. 남성 솔로, 비-세븐 이후 왜 없지?

2003년 이후 굵직한 남성 솔로 신예가 사라진 것은 동방신기의 출현에 기인하고 있다. 동방신기가 한동안 '죽은' 시장이었던 아이돌 시장이 폭발적인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 이후 SS501, 빅뱅, FT아일랜드 등 아이돌 그룹들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팬들의 입장에서도 그룹으로 돌아간 관심사를 다시 솔로로 돌리기 어려웠다는 분석. YG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팬들의 취향이 놀랍도록 세분화되고 있다. 따라서 솔로가수 한명이 이들 취향을 모두 커버하기가 어렵다. 최대한 다양한 멤버를 담아낸 그룹이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도 "솔로는 변신의 폭이 좁아서 팬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솔로가수는 또 빅뱅, 원더걸스로 대표되는 후크송 열풍에도 어울리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더구나 데뷔와 동시에 '제2의 비-세븐'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되면서 오히려 차별화에 실패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다들 비의 이름을 빌려 데뷔하지만, 솔직히 비에 준하는 실력을 가진 신인은 없었던 것 같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 2. '제2의 비' 경쟁적 데뷔 '후끈'

SM·JYP·YG 등 대형기획사는 현재 아이돌그룹에 매진하고 있다. 동방신기, 빅뱅, 2PM, 샤이니 등이 기획사의 막강한 지원을 업고 맹활약 중. 시장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남성 솔로 가수의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이들 덕분에 아이돌 시장은 포화상태. 중소 규모 매니지먼트사들은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아이돌 시장보다는 '죽었지만' 부활의 가능성이 없진 않은 남성 솔로 가수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아주가 지난해에 이어 유망주 자리를 꿰차고 있는 가운데, 비와 닮은 꼴인 태군이 귀여운 춤으로 화제를 모았고, 훤칠한 외모의 청림과 AJ가 최근 합류했다. 이들의 공통된 전략은 오랜 연습생 생활과 대규모 프로젝트 등으로 '준비된 신인'이라는 이미지에 방점을 찍는 것.

청림의 한 관계자는 "빅뱅, 동방신기 시장에 설 자리는 더 없다"면서 "그래서 가수뿐만 아니라 엔터테이너로서 드라마, 광고를 같이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미국 진출 등 비와 흡사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AJ의 한 관계자도 "남자솔로시장은 '없는 시장'으로 봤다"면서 "그럼에도 잘될 수 있다고 판단할 만큼 AJ의 힘이 컸다. 아주, 태군, 청림 등 두루두루 잘 돼서 하나의 시장을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주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요프로그램만 나가도 됐는데, 요즘에는 엔터테이너로서의 끼가 필수적인 것 같다. 사람들은 그룹에 익숙해졌는데, 솔로 혼자서 어떻게 이를 모두 충족시킬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 3. 대안은 예능인가?

흔히 연예가에서는 대형 솔로가수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신인에게 예능의 문턱이 꽤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MBC '무한도전' 등이 히트를 치면서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들이 고정 출연진을 확보하고 신인에게는 출연 기회를 거의 주지 않고 있기도 하다.

과거 비와 세븐이 노래, 춤 실력 외에 개인적인 매력을 어필할 수 있었던 예능의 장이 현재에 와서 많이 사라졌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유일하게 스타로 발돋움한 손담비의 경우,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진들이 앞다퉈 패러디하면서 간접 출연의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남성 솔로가수들도 이를 의식해, 개그맨들이 따라하거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콘셉트를 개발하는데 총력을 다하는 중이다.

그러나 대형 기획사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냈다. 대형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도 예능만 이용해서 뜨기는 어려웠다"면서 "문제는 솔로가수가 대중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비-세븐과 같은 라이벌 구도가 빨리 자리잡히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고 조언했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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