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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0℃ 이글이글 불가마…명품 도자기 꿈도 익어"

[비즈&서프라이즈]행남자기 여주공장, 본차이나 생산·공정·품질 '월드 베스트'



서울에서 차로 1시간 30분 가량에 위치한 경기도 여주는 가내수공업을 포함해 800여개의 도자기 공장이 밀집한 도자기의 본고향이다. 여주군 점동면 장안리에 위치한 행남자기 여주공장(법인명 모디)은 본차이나 전문공장으로 품질과 기술력, 공장설비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달 생산량도 월 최대 100만피스(pcs)로 세계 최대규모다. 2005년부터 플라스틱 밀폐용기가 생활자기를 대신하고 도자기 판매가 위축된 이후에는 월 50만피스 수준의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되는 제품의 종류만 1300여가지가 넘는다. 여기에 각기 다른 패턴과 무늬 등 스타일을 더하면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여주의 세계적인 도자기 공장을 보러 지난해에만 4000여명이 다녀갔다.
 
품질 기술 공정 '세계 최고'…월 100만피스 세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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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차이나(bone china)는 말 그대로 소뼈가루를 사용한 고급자기다. 소뼈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이것만으로도 일반 도자기보다 원가가 30%이상 높아진다. 원자재가격이 오르면서 수입가격도 90%이상 올랐다. 다른 원부자재는 물론 최고급 자기에 사용되는 금값도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가마를 운전하는 데 필요한 가스요금, 전기요금도 올랐다. 하지만 소비자를 위해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

행남자기는 대신 수율(불량률의 반대)을 높여 생산성을 높이고, 수출에서 발생하는 환차익을 통해 원가부담을 내부에서 흡수하고 있다. 행남자기의 자랑이 공정혁신을 통한 수율향상이다. 여주공장은 처음 유약을 바르기 전, 초벌구이, 무늬를 입힌 이후 소성과정 등 3번에 걸쳐 전수검사를 실시한다. 처음 96%정도이던 수율은 마지막검사에서는 98%대로 높아진다.

여주공장 정호정 공장장은 "여주공장의 98%수율은 다른 업체 기준으로 하면 99.5%이상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수검사를 포함해 본차이나 제조공정 중 품질관리 포인트는 103개에 이른다. 여기서 걸러진 불량품은 예전의 도자기 장인들이 그러했듯이 모두 깨뜨려 사용하지 못하도록 처리한다.

행남자기 직원들은 그래서 "우리는 돈을 버린다"고 말한다. 하나의 도자기에 무늬를 입히고 금빛 테두리를 칠하는 직원들의 손놀림은 2배속 동영상을 보는 것 같다. 한 방송사의 '생활의 달인'에 소개된 직원들도 여럿 있다. 기자가 방문한 27일에는 이탈리아, 미국, 스웨덴으로 수출되는 도자기가 구워지고 입혀지고 칠해지고 있다. 이날 하루에만 40ft짜리 컨테이너 한대, 10만달러 어치가 생산돼 부산항으로 떠났다.
 
행남자기 본차이나 비결은 1280도와 내화갑

여주공장은 현 근무인원은 350명으로 사무직 20명을 제외하면 330명에 이르는 생산직 사원이 근무하고 있다. 기계화율이 40%에 이르는 최신설비공장임에도 불구하고 도자기제조업의 특성상 인력에 의한 공정이 많다. 실제로 본차이나는 다른 일반 자기와 다른 공정을 갖는다. 일반자기는 초벌구이(800도)를 거친 후 기물(완제품 전의 자기)에 유약을 담구었다가 다시 입히고 재벌구이(1200도∼1300도)를 통해 형태를 완성한다.

반면 본차이나는 초벌구이에서 1280도의 최고온도로 가열해 형태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세계 어디에도 볼수 없는 행남만의 내화갑이 사용된다. 다른 공장에서 빗살형태에 기물을 끼워 굽는 것과 달리 여주공장서는 기물의 형태를 본 뜬 상하단 두 개의 내화갑을 받쳐서 굽는다. 형태가 고정이 되니 수율이 높아지고 맑은 소리와 투광성이 높아진다. 한 형태에 내화갑 1개가 사용된다.1300종류면 내화갑만 기본으로 1300개가 있어야 된다. 초벌구이를 거쳐 나온 기물은 자화(磁化)되어 흡수율이 '0'이 된다. 외부에서 열을 가해 기물의 온도를 올려 놓고 유약을 스프레이건을 통해 뿌려준다. 이후에 재벌구이는 초벌구이보다 낮은 온도로 장시간 가마에서 구워낸다.

초벌과 재벌구이를 거쳐 나온 기물은 흰색 도자기에 유리질인 유약이 반응해 반짝이는 하얀 그릇으로 완성된다. 필요에 따라 무늬를 입히는 전사작업을 거치고, 전사작업을 거친 도자기는 다시 한번 700도에서 구워내면 무늬가 있는 도자기를 만들어 낸다. 보통의 경우는 여기서 제품으로 완성이 되지만, 금이나 백금 장식이 있는 제품의 경우는 숙련공의 손을 통해 액화된 금, 혹은 백금을 붓으로 그려넣는 작업 후, 다시 한번 가마에서 구워져야 완성된다.

청와대전용식기, 노벨상 만찬장 식기, 예멘대통령궁 납품 식기와 같이 금장식이 된 최고급 본차이나 식기의 경우 많은 경우 여섯 번까지 가마를 거쳐서 완성된다.

행남의 미래 디자이너컬렉션, 욕실 '쿤'의 산실 행남자기 여주공장에는 행남자기의 현재와 미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중 하나가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공동작업을 통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은 디자이너스컬렉션이다. 2001년 최초로 국내 유명 패션디자이너 6인의 참여로 출발해 2006년 세계3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아릭레비(Arik Levy)와 공동작업을 했다.

세계 명품 도자기업체인 로얄코펜하겐의 수석디자이너를 거친 세계적 도자디자이너 2인이 참여한 후속 라인도 선을 보이면서 진정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도약했다. 또 최고 품질의 본차이나 제조기술이라는 핵심역량을 활용한 토털욕실 브랜드인 쿤(KOOHN)도 여주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여주공장 김형주 전무는 "디자이너스컬렉션 라인의 별도 설치로 라인을 증설하고, 쿤의 양산체제를 가동해 현 부지에 추가로 라인 증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월 생산량 100만피스 공장이 증설되면 최소 150만피스 공장으로서 도자기 역사를 다시 한번 쓰게 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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