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D램 시장 공략 출사표를 던지는 메모리업체들이 잇따르고 있다. D램 가격이 여전히 '바닥권'을 형성하고 상황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D램 시장의 공략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는 자구책이다.
모바일 D램은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에서 메인 메모리 역할을 하는 반도체로 그만큼 크기가 작고 전력 소비도 적은 고부가가치 D램을 말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26일 주주총회에서 "올해 모바일 D램 부문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 사장은 또 "D램 가운데 모바일 D램의 프리미엄이 가장 크다"며 "세계시장에서 지난해 12%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24%까지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닉스가 모바일 D램시장에서 점유율을 24%까지 끌어올리게 되면 2위 일본 엘피다를 추월하게 된다. 하이닉스는 전체 D램 매출에서 모바일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10%에서 17%로 높일 계획이다.
모바일 D램 2위인 일본 엘피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엘피다는 최근 50나노 공정을 적용한 2기가비트(Gb) 용량의 모바일 D램을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50나노급 2Gb 제품을 양산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이어 세 번째다.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점유율 50%로 1위인 삼성전자도 올해 이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앞선 MCP 적층 기술을 통해 고성능 모바일 기기에 최대 용량의 D램 솔루션을 제공하고, 대용량 모바일 D램으로 MCP 적층 수 자체를 줄여 더 작고 가벼운 모바일기기를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현재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전체 D램 가운데 모바일 D램은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앞다퉈 모바일 D램 강화에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불황 속에서 돋보이는 '수익성' 때문이다. 반도체 값이 '바닥'인 가운데 그나마 모바일 D램 가격은 같은 용량의 일반 범용 D램의 3~4배에 이른다.
더구나 IT 경기 부진이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범용 D램을 사용하는 PC보다는 모바일 D램이 들어가는 휴대전화ㆍ휴대용게임기ㆍPDAㆍ디지털카메라 등 모바일 기기의수요 감소 폭이 훨씬 더 적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한편, 시장 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모바일 D램 시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한 해 평균 14.4%씩 성장하고, 2007년 30% 수준이던 휴대전화의 모바일 D램 채용 비율도 2012년에는 83%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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