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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지난 7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고 장자연의 자살 사건이 끊임없는 의혹을 증폭시키며 사회문제로까지 번진 가운데 연예계 접대 문화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접대문화라고 하기엔 다소 조심스럽지만 연예계 만연한 술 문화는 일반적인 술자리에 비해 독특한 면이 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 선후배들과 거래처 사람들과의 술자리와 달리 연예계 술자리는 수많은 관계자들이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인들의 경우 술자리에 불려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대부분 관계자들에게 선을 보이는 취지다.
자신의 캐스팅과 프로모션에 관련된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 불려나가는 것은 부득이 양면성을 가진다. 필요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한 것. 배우로 치면 감독과 제작자는 한 마디로 ‘밥줄’인데다가 향후 배우 생활을 좌우하는 주요 인물이다. 이들에게 잘 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이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분야에서도 접대와 향응은 전형적인 로비 수단이다. 마치 연예계만 지저분한 것처럼 보이는 분위기는 좀 아쉽다. 일부 성상납이라는 과도한 형태까지 발전하는 것은 불미스런 일이지만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긍정론을 폈다.
문제는 스스로 달가운 일인가, 아니면 타의에 의해서 억지로 수행하는 껄끄러운 일인가에 있다. 스스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나 대인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경우는 이런 술자리가 그리 힘들지 않을 터. 하지만 탐탁지 않은 경우는 불편한 자리일 수밖에 없다.
이번 고 장자연 자살 사건이 연예계를 넘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연예계 만연한 어두운 면이 드러나고 심지어는 죽음을 불러왔다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문건에 따르면 죽기 전에 이런 자리에 불려 다니는 것을 굉장히 불편해 했다. 신인이기에 필요했겠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웠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연예 관계자는 “어떤 신인 여배우가 조용히 찾아와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신인은 꼭 이런 식으로 홍보를 해야 되냐고. 오디션 잘 보면 되지 말초적인 방법을 통해 자신을 어필하고 감정에 호소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인데 우리 문화가 아직도 이런 음성 문화에 젖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부정론을 폈다.
이런 연예계 성토는 우리 술문화가 뒤끝이 안 좋은 것처럼 연예계 접대 문화도 단순한 로비 형태에서 불법적, 음성적으로 방향이 틀어지기 때문에 나온다.
예를 들어 한 신인 여배우를 술자리에 불렀다고 가정하자. 이 자리에는 감독과 제작자, 그리고 광고주에 해당하는 대기업 간부가 있다. 매니저가 이들에게 인사를 하란다. 못 먹는 술이지만 인사 자리다 보니 한 잔 했다. 여기까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과연 잘못을 저지르고 있을까.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한참 술이 돌다보니 누군가 거나하게 취했다. 어느 순간 한 감독과 여배우만 자리에 있고 나머지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 은근 슬쩍 여배우에게 작업을 건다. 불쾌한 여배우는 한동안 거부하다가 참다못해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그럼 누가 잘못한 것일까.
여기서는 답을 잠깐 유보한다. 매니저가 사전에 이런 상황을 위한 물밑작업을 했는지 여부가 관건. 소속사 측에서 이를 암암리에 조장했다면 두 사람 모두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의도한 바가 없이 즉흥적인 행동이었다면 그 감독이 명백히 잘못한 것이다.
고 장자연이 남긴 문건 속 내용을 보면 이와 같은 상황이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문건 역시 한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진술 전체를 사실로 판단할 수 없다. 소속사를 나오기 위해 애썼다는 주위의 말에 비춰봤을 때 고인은 다소 확대 과장된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연예계 이미지는 또 다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수많은 연예 관계자들과 매니저들이 앞으로 일하기 힘들어졌다고 하소연이다. 정계에서까지 이번 사태를 두고 왈가왈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상에 대한 질타에 앞서 현명하고 올바른 접대 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성해야 할 때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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