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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도둑처럼 다가온 '뉴욕발 호재'

"벼룩은 뛰어도 벼룩일 뿐"..흥분하지 말라



봄에 꽃을 피우는 꽃나무는 봄에 그 꽃을 준비하지 않는다./한겨울 내내 준비를 한다./새벽 아침은 아침이 되어야 밝아오는 것이 아니다./어둠 속에서 그 어두움과 밤을 새워 싸우면서 준비해 온 것이다./지금 비록 많이 절망스럽기는 하지만 희망도 늘 절망 속에서 절망과 싸우며 마련해 가는 것이다.(시인 도종환의 '그대 가슴에 뜨는 나뭇잎배' 중에서)

뉴욕증시가 절망 가운데서 활짝 봄꽃을 피웠다. 오바마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마저 '미국 경제가 벼락에서 추락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모두가 절망을 얘기하는 한 가운데서 뉴욕증시가 올 들어 최대치 폭등세를 보이는 등 기염을 토했다.

11일 새벽 거래를 마친 뉴욕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5~7% 뜀박질했다.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 저가매수 불을 당겼고, `업틱 룰` 도입 기대감이 가세하면서 작년 9월 이래 최대규모의 랠리가 전개됐다.

팬디트 CEO는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1년여만에 올해 1~2월 최고 실적을 올렸다"며 "현 주가는 씨티의 잠재 실적과 자본 현황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언급, 최근 불거진 위기설을 일축했다. 이 같은 소식에 금융주가 동반 랠리를 펼치며 급등장을 이끌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관계자는 이르면 내달중 약세장에서 공매도로 인해 주가 하락이 가속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업틱 룰(uptick rule)`을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폭을 키웠고, 일일 최고점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6926.49로 전일대비 379.44포인트(5.80%)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58.28로 89.64포인트(7.07%)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719.60으로 43.07포인트(6.37%)로 4거래일만에 700선대로 위로 재진입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수요 전망 하향 조정 여파로 하락했다. 그야말로 도둑처럼 조용히 들이닥친 손님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가 됐다.



이날 우리 증시는 이 같은 뉴욕발 호재에 일단 상큼한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선물옵션만기일을 맞아 수급상 여건 역시 부정적이지 않은 편이다. 사상 최대규모의 선물누적매도분을 쌓은 외국인의 적극적인 환매수 기대감에 프로그램매수세가 전날에 이어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7거래일째 선물시장에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선물을 연일 동시 팔아 치웠던 지난달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들은 현물시장에서도 간간히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코스피에서 1771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그간 시장중립적인 차익 프로그램매매에 집중했던 기관들 역시 간헐적이나마 적극성을 띄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들의 단기 차익 실현 욕구는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수 1000이 장중 붕괴된 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우리 증시가 지나치게 빨리 단기 급등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시 급반등을 추세적인 반등 신호로 해석하는 데 무리가 있다는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까지 더해지고 있어 우리 증시가 뉴욕발 급반등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증가추세를 보이는 미국의 고용상황 등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이날 반등을 주가가 많이 하락한 데 따른 기술적 반등 이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날 급등세를 보인 배경에 공매도 세력들의 솟커버링이 한몫했다는 의견에 더 솔깃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가 급등세를 보인 배경에 공매도(short-selling) 세력들의 숏커버링( short covering)이 단단히 한 몫 했다. 공매도는 주식시장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투자기법. 공매도 세력들은 나중에 주가가 실제 하락하면 주식을 싼 값에 시장에서 사들여 빌린 곳에 주식을 되갚는다.

씨티그룹 회장의 코멘트로 주가가 급등하자, 공매도 세력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을 되사들이는 숏커버링에 나서면서, 뉴욕증시의 반등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제임스 웹부시모건(Wedbush Morgan) 선임 트레이더는 "씨티그룹 회장의 코멘트 영향으로 오늘 금융주에 대한 상당할 정도의 숏커버리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선 이 같은 숏커버링이 단기랠리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것.

설상가상 일부 현지 애널리스트는 이날 반등장의 선봉에 선 씨티그룹의 실적 개선 소식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고 지적할 정도다. 2007년 5월 55달러를 넘어섰던 씨티그룹의 주가는 지난주 장중 1달러선을 하회할 정도로 크게 떨어졌다.

‘벼룩은 뛰어도 벼룩일 뿐’이라는 사실에 주목, 이날 뉴욕급등에 따른 흥분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이경탑 기자 hangang@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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