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을 연결하는 마지막 통로인 군통신이 북한의 일방적인 조치로 9일 단절됐다.
북한이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으로 9일 '키 리졸브'와 '독수리' 합동군사연습기간에 "북남사이에 유일하게 존재하여온 마지막 통로인 군통신을 3월9일부터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더구나 인공위성으로 주장하고 있는 '광명성 2호'를 요격할 경우 "투입된 모든 요격수단들 뿐 아니라 한국, 미국, 일본의 본거지에 대한 정의의 보복타격전을 개시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평화적 위성에 대한 요격은 곧 전쟁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출입 발묶여
이번 군통신선 차단은 북한 스스로 언급하듯이 마지막 대화 창구를 끊어버렸다는데서, 개성공단에 직접적인 타격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성공단에 가기 위해서는 북한의 서부 군사기구에 통보를 해야 하는데 이 연결로가 끊긴 것이다.
남북간 군 통신선은 총 9회선으로 이 가운데 서해지구 6회선은 작년 5월이후 불통된 상태며, 동해지구 3회선만 연결중이다. 이 전화선을 통해 개성공단 인력과 차량 출입 등을 협의해왔다.
이에 따라 당장 북측의 동해지구 통신선 차단으로 개성공단을 왕래하는 인력과 차량의 출입승인 업무가 마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왕래를 하려면 초청장과 당국의 방북 허가 외에도 정전협정에 따라 군 당국끼리 출·입경자 명단을 상호 통보하고 승인해야 하는데, 이 절차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이날 9~11시에 개성공단으로 가려고 했던 720명도 북한 군부의 동의가 없어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대기상태다.
더욱이 남북이 육상과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의사교환이 이뤄지지 못해 자칫 국지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진다.
◆마지막 통신까지 단절 왜?
정부는 대응방안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통일부는 이와관련 9일 새벽 차관주재로 긴급 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중이다. 하지만 북한에 조치철회와 유감 표명을 발표하는 것 외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북한이 군통신 단절의 이유로 내세운 키리졸브 훈련은 유사시 미 증원군의 한국 상륙, 전개를 연습한다.
올해는 주한미군 1만2000여명과 해외주둔 미군 1만4000여명 등 2만6000여명의 미군이 참가하고, 핵추진 항공모함인 9만6000톤급 '존 스테니스'호와 핵잠수함, 이지스 구축함 등 함정 10여척이 투입됐다.
양무진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이번조치가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거시적 전략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했다.
양 교수는 "북한은 2일 유엔사와 판문점에서 차석대표급인 장성급 회담을 했다"며 "한국군이 수석대표인 군사정전위를 열지 않고 미군이 대표인 장성급회담을 함으로써 통미봉남을 실현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이어 "이번에 군통신선을 중단해 사실상 남북간의 모든 연락기능이 멈췄다"며 "다음번에는 실질적인 어떤 조치가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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