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3일 "농림부 장관이 왜 외교부장관처럼 넥타이를 매고 다니냐"며 농업개혁을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일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편에서 공식수행원들과의 기내 간담회에서 시종 농업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이른바 '돌아오는 농촌'과 '잘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농업개혁을 해야 한다"며 단적인 예로 정부 보조금을 없애고 자율적 경쟁력으로 농업을 살려낸 뉴질랜드와 네델란드를 예로 들었다.
또한 이번 순방에 동행한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농림부 장관은 이제 각료라고 생각하지 말고 농촌개혁 운동가라고 생각하고 일하라"며 "농촌을 살리는 데는 여야도 좌우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동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농업문제는 당초 한·뉴질랜드 정상회담 공식 의제가 아니었지만 우리 측의 강력한 요구로 막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뉴질랜드에 내리자마자 식물식품연구소에 들러 뉴질랜드의 선진 농업을 벤치마킹해서 한국에 적용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대변인은 이와 관련, 3일 오후 뉴질랜드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 (대통령의 발언은) 뉴질랜드 농업개혁의 성공사례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뉴질랜드의 경우 농업인구 6%가 GDP의 18%를 생산하는 데 반해 한국의 경우 농업인구 6%가 GDP의 3%를 생산한다. 이는 수치와 결과로서 말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태평 장관의 귀국 이후 농림수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에서 농업개혁을 위한 과감한 대책들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 정부의 이러한 의지에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농업개혁이 굉장히 고통스럽고 힘들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며 "한국이 초청한다면 농림부장관을 한국에 보내 뉴질랜드의 경험을 나누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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