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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흑자 속빈강정?...경기침체 심화 우려

지난달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두 자릿수 흑자로 전환했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크게 줄어들며 생긴 '속빈 강정격' 무역흑자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고 환율과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입 감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경쟁력 악화는 물론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이후에도 무역흑자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수출입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7.1% 감소한 258억5000만달러, 수입은 전년대비 30.9% 줄어든 225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33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하지만 이번 무역훅자의 주된 원인은 수입 감소세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1월과 비슷했지만 수출 감소세보다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경기 불황으로 소비부진이 계속되면서 1월 수입액이 전년동기대비 31.9% 급감한데 이어 또 다시 마이너스 3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2월 수입액은 원유(-48%), 석유제품(-32%), 가스(-12%) 등 원자재 단가하락으로 전월보다 21억7000만달러나 감소하며 지난 2005년 8월(220억달러) 이후 3년6개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모든 부문의 수입증가율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월 원자재 수입증가율은 전년동기의 36%에서 마이너스 28.5%로 급반전했으며 반도체제조용장비(-90%), 승용차(-53%), 자동차부춤(-31%) 등도 급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원은 "무역흑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내수경기가 그만큼 많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내수경기 위축이 무역흑자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고환율, 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이 잘 안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수입이 대폭 감소하면서 생긴 무역흑자를 반길수만은 없다는 것.

이 연구원은 "내수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경기침체가 심화될 수 있다"며 "수요가 크게 위축된다는 것은 가계 소득 감소로 해석할 수 있으며 실업자 양산으로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역흑자 기조가 계속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경기하강 사이클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다"며 "물론 환율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금융시장 불안이 환율 급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무역흑자 외에 다른 요인에서 환율안정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경부는 3월 이후에도 원유·가스 등의 수입감소세는 계속되는 반면, 환율 효과와 정부의 수출총력지원 등으로 수출감소세는 점차 회복세를 보여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과 유가가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2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역흑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근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이와 관련, "지금처럼 세계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입이 균형을 맞춘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목표다"며 "1~2년 내에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많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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