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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등 중간재업계, 환율폭등에 '쇼크'

지속적인 내수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유가와 환율안정 기조로 위안을 삼던 중간재업계가 예기치 않은 환율폭등에 충격을 받았다.

20일 시멘트, 페인트, 건자재, 목재 등 산업의 중간재업계는 20일 장중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치솟자 실적 부진에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견디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수년 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시멘트업계는 연간 유연탄 도입계약을 앞두고 환율이 치솟자 크게 우려하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제조과정에서 필수 원자재로 대부분 중국과 일부 러시아, 호주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환율과 유연탄값이 동시다발로 폭등하면서 시멘트업계는 평균 3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고 가장 경쟁력을 갖추었다던 한일시멘트마저 창사 이래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영업익 100원대 붕괴를 경험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대부분 3,4월중에 1년치 유연탄계약을 체결하는데 환율이 지금처럼 유지될 경우 유연탄 가격의 하락세를 만회하기는커녕 또 다시 손실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 고 우려했다. 또 다른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현재도 시멘트의 톤당 판매가격은 운반비를 포함해 제조가격인 1만원대 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2월부터 시멘트가격 22%가량의 평균 인상도 레미콘, 건설사 등의 반발에 막혀있는 상황에서 이중삼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1,2월 판매실적이 전년동월대비 평균 30%이상 급락한 페인트업계도 마찬가지. A사 관계자는 "페인트의 제조원가는 유가, 환율과 직결되는 데 환율폭등으로 인해 제조원가가 상승하는 데 반해 판매는 부진해 원가반영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 등지에서 원목을 수입해 가공하는 목재업계도 마찬가지다. 인천지역 일부에서는 지난해 20여개 기업이 도산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 실제로 중견 합판보드수입업체가 최근 부도나면서 3월위기설마저 돌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으로 치솟을 경우 목재도입 당시 환율과의 차이에 따라 원화의 결재부담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목재업계의 한 관계자는 "목재의 특성상 대규모 적재시설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보관료, 운송비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면서 "한계사업이라며 은행을 통한 대출도 어렵고 정책자금활용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자칫 목재 수입대금을 결재하기 위해 목재를 판 자금을 되돌려막는 마진 제로 상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더구나 지난 1월 수입원자재 가격지수가 7개월만에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수입가격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입업협회(KOIMA)가 30개 수입원자재의 가격동향을 토대로 매월 산정하는 코이마(KOIMA)지수는 지난 1월 214.23포인트로 6개월간의 하락세를 마쳤다.

특히 유가상승 및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유화원료(21.43%)가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했고 가격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에 힘입은 유ㆍ무기원료(8.41%)와 수요가 증가한 철강재(7.48%) 등 6개 부문에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수입업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원자재 수요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불안한 금융시장에서 금을 비롯한 원자재에 대한 투기자금의 유입이 확대돼 수입가격이 상승한 데다 환율마저 급등세를 지속할 경우 지난해에 이어 원자재값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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