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은 20일 최근 거론되고 있는 3월 위기설에 대해 실질적 위기보다는 심리적 위기라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조성준 이코노미스트는 "3월 위기설의 본질은 국내은행들의 외채 만기구조와 연관돼 있다"며 "시장에서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중 100억달러의 만기가 2~3월에 집중돼 있어 국내은행들의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3월 대란설로 표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차입금은 245억4000만달러인데 이중 단기 차입금은 138억8000만달러로 조사됐다"면서 "이중 2~3월에 도래하는 차입금은 103억9000만달러로 지난 1월 말 외환보유고인 2017억4000만달러 대비 5.1%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단기차입 차환율이 높아지면서 대부분의 자금이 순조롭게 차환되고 있어 3월 대란설의 신뢰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그는 "최근 동유럽지역의 파산 위험성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국가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재차 상승하고 있어 이머징 마켓에 대한 체계적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문제는 선진국의 CDS 프리미엄 상승이 이머징 마켓 전체로 확산되며 심리적 불안을 확산시키고 있는데, 시기적으로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냉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심리적인 충격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조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3월 대란설도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의 체계적 위험이 높아져 외환 수급에 문제가 부각되었기 때문이지 한국만의 지역적 문제로 해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다만 동유럽지역의 집단 디폴트가 현실화 될 경우 유럽지역 은행들의 추가상각에 의한 통화수축이 가속화될 가능성은 남아있어 국내 금융시장에도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결론적으로 그는 "3월 위기설은 크게 과장됐다고 보여지나 문제의 핵심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환경이 심리적인 불안감을 높이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위기설의 반복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라며 "한국 금융시장의 경우 대외 변수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주식시장 역시 위기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국내 금융시장이 반복되는 위기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외환보유고의 안정적인 수준 유지와 경상수지 흑자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해 보이며 이러한 부분들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다소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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