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파생상품 손실 공시 잇따라
원ㆍ달러 환율 폭등으로 키코 등 환헤지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파생상품거래 손실발생'공시를 한 업체는 1월 10개, 2월10일 현재 12개 등 총 22개 업체다. 환율이 940원대이던 지난해 1, 2월에는 파생상품거래로 손실이 발생했다고 신고한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지난 3일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TDI(Toluene Diisocyanate) 및 정밀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KPX화인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184억6000만원 규모의 통화옵션 평가ㆍ거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한해 통화옵션 거래손실과 평가손실은 각각 198억원, 515억원 등으로 통화옵션 관련 손실은 총 714억원에 달한다.
대유신소재도 지난 해 잠정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환율상승으로 인한 환차손으로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전년에 비해 각각 10%, 80.2% 줄어든 1374억7100만원과 3억96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직 공시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지난해 3분기 현재 로케트전기(32억 9000만원)와 지역 중소기업 9개사에 61억3000만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해 손실규모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대우조선해양(971억원), LG전자(2227억원), 우신시스템(262억원), 포스코강판(244억원), 동양기전(143억원), JS전선 (111억원) 등도 환율로 인해 지난해 4분기 파생상품거래에서 1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했다.
코스닥업체들도 환헤지용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고환율이 지속되면서 큰 손해를 봤다.
풍력 대표종목인 현진소재는 지난해 4분기 통화옵션 거래에서 316억원의 손해를 입었고, 컴퓨터 관련업체인 에이치앤티는 수출입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에 가입했다가 환율 급등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92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신고했다.
이들 업체가 계산한 파생상품 손실규모는 지난해말 환율인 1259.5원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최근 환율로 계산할 경우 손실액은 더욱 늘어난다. 환율은 10일 현재 지난해말보다 달러당 123.4원(9.8%)오른 1382.9원이다.
광남일보 양동민 기자 yang00@gwangnam.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