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 자산재평가 기업주의보가 떨어졌다.
올 들어 급증한 자산재평가 실시로 주가가 급등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이는 '착시효과'에 불과할뿐 기업가치 변화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지난 6일 자산재평가를 실시, 토지 부문에서만 1550억원이 증가해 4238억원 가치의 토지를 소유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날 카프로 또한 공시를 통해 울산 지역 토지에 대해 자산재평가를 실시한 결과 기존 319억원에서 838억원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구산업을 비롯, 마니커, 대호에이엘, 한국특수형강, 남선알미늄 등 중견기업 들은 줄줄이 자산재평가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자산재평가 소식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 관련주들이 상한가로 직행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자산재평가란 토지, 건물, 기계 등 기업에 소속된 자산을 현재시가에 맞게 재평가하는 것 이다. 지난해말 환차손 등 비영업 요인 때문에 자기자본이 크게 훼손된 기업들이 많아지 면서 정부가 회계기준 일부를 변경해 이를 허용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IMF) 위기 당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폐지한 이후 딱 10여년만이다.
이번에는 정부가 자산재평가에 따른 세금까지 전면 폐지하면서 재평가 실시기업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중견기업은 물론 CJ제일제당 등도 자산재평가 시행을 위해 준비작업에 들어가, 조만간 대 기업도 자산재평가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재평가의 구체적 효과로는 ▲자기자본비율과 재무구조 개선 및 대외신용도 증가 ▲법인 세 부담 경감 ▲무상증자 재원 확충 ▲시가평가로 자산관리의 효율성 확보 등을 꼽을 수 있 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자산재평가에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보유 자산의 장부 기재방식을 변경한다고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는 기업들은 부채비율이 매우 높은 기업들이 중심이 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시장은 뉴스에 따라 급등, 급락하는 등 이슈성 단발 상승이 많지만 사실상 자산재평가는 기업 펀더멘털 상으로는 전혀 영향이 없다"며 "주식시장에서 퇴출됐어야 할 기업들의 존속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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