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13일 "독자생존이 어려운 쌍용차를 강력히 구조조정 한 뒤 보완적인 기능을 가진 완성차 업체나 전방업체에게 M&A하는 게 우리 경제에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항구 팀장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에 출연해 "쌍용차가 파산할 경우 부품업체 도산이 이뤄져 1만명이상 실업자가 발생하고, 자동차 수출 등에도 전반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쌍용차의 생산규모는 25만대이지만, 실제 생산이 8만대 수준으로 많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현 규모로 독자생존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모든 업체가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단기간에 인수하려는 업체가 나오기는 어렵다"며 "매수자가 나오게끔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쌍용차가 그동안 SUV, 레저차량에 대해 강점을 보유했던 만큼 국내 중소형 승용차 생산업체나 전후방 산업업체 중에서 인수의사를 표명할 업체도 나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장기적으로 중국내에서 SUV, 레저차량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제 3자 매각을 통한 경쟁력 회복 후 중국 등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회생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각에서는 르노삼성, 포스코, LG화학 등이 쌍용차의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는 "만약 쌍용차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거나 파산할 경우 국내업체 중 현대기아차에게 가장 큰 반사이익이 돌아갈 것이나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현대차의 국내시장 지배력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쟁업체 축소가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 강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외국과의 통상마찰도 유발할 수 있어 자동차 산업 전반에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상하이차 먹튀 논란에 대해 이 팀장은 "쌍용차 노조에서는 투자를 안 하고 기술만 빼가서 기술유출, 먹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상하이차 입장에서는 인수한 기업의 기술을 이전해 온 것으로 법적으로 그렇게 잘못된 게 아니다"라며 "먹튀인지 기술이전인지 분명한 가늠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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