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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CBㆍBW 조기상환 '藥? 毒?'

과도한 주가 하락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코스닥 상장사들이 해외에서 발행한 CB(전환사채) 및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조기상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전환당시의 기준 환율이 사채 발행당시 보다 높음에 따라 발생하는 외화환산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서겠다는 것이 상장사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기상환과 전환가액 조정 등으로 인한 피해가 국내의 주주들에게만 고스란히 전가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외환차손은 일시적...재무구조 개선 기대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2월 한 달 동안 해외에서 발행했던 CB 및 BW의 조기상환에 나선 기업은 이노와이어리스, 디오, 화인텍, 에코솔루션, 범우이엔지, 제이엠아이, 이네트, hs홀딩스 등 총 7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먼저 이노와이어리스의 경우 지난 2007년 11월 기준 환율 933.90원을 적용해 74억7100만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가 지난 달 1일 기준 환율 1463.30원에 이를 전량 상환했다. 환율이 57% 가까이 증가하면서 발생한 손실은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디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07년 6월 기준 환율 927.40원으로 250억3900만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디오는 지난 달 11일 당초 보다 53% 높아진 1418.70원을 기준으로 상환에 나섰다.

이 외에도 조기상환된 채권의 대부분이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920원대에서 머물렀던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 발행된 것으로 당시의 것을 감안하면, 해당 기업들의 외화환산손실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김평진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당장은 외환차손이 발생할 수도 있으나 결국에는 기업의 부채가 줄어들고 미래의 주가 희석에 대한 우려를 없애준다는 점에서 호재"라며 "상환에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가 해당 기업이 자금여력이 있음을 입증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 전환가 조정 + 주가희석 동반 악재 우려

주가급락으로 인해 전환가액이 과도하게 떨어지진 상태에서 조기상환에 나서는 경우, 그 피해는 전적으로 국내의 주주들이 떠안게 된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환가액을 조정할 경우 해외 투자자들은 원금과 함께 전환 가능한 주식 수가 늘어나는 반면, 국내 주주들은 물량 증가로 주식의 가치가 희석되는데다 회사의 손실도 불가피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국내 수입육 최대 공급 업체인 이네트의 경우 지난 달 17일 해외사채권자의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라 사채금액 자체를 늘려잡았다.

회사가 사채를 발행할 당시 1500원(기준 환율 920원)이었던 전환가액이 액면가인 500원까지 떨어지면서 기준 환율을 1350원으로 변경한 것. 이에 따라 발행사채의 총액 또한 92억3800만원에서 135억7300만원으로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주주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을 알면서도 해외투자자들로부터 갑자기 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회사로서는 달리 선택의 방법이 없다"면서 "투자자들 스스로 이러한 부분을 신중히 고려해 투자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진수 기자 hj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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