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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여파, 상가ㆍ점포 매물 갈수록 적체

매물 수두룩..실면적 5평 안팎 미니 점포가 그나마 인기


10여평 남짓한 프랜차이즈 술집 운영을 시작한 이진호(가명)씨. 처음 창업을 계획했던 6개월 전만 하더라도 이씨는 30평 규모의 그럴싸한 점포를 물색했었다. 하지만 경기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이어서 생계형 창업으로 방향을 바꿨다. 점포 크기는 물론 메뉴도 저가형 프랜차이즈로 결정했다.

상가ㆍ점포 분야 전문가들은 올해 점포 시장 전망을 그다지 밝지 않게 봤다. 경쟁력이 약한 점포들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폐업점포 급증에 따른 점포의 과잉공급이 여전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신규 창업 수요 감소, 금융권 대출 축소로 창업자금규모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이어서 이전에 비해 최소자본을 활용한 소규모 점포 임대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테이크아웃, 간이 도시락전문점, 인터넷을 활용한 1인 소호 사업 등 실면적 5평 안팎의 소형 점포가 상대적으로 인기를 누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대표적인 상권인 명동이나 동대문 등에도 권리금이 떨어지면서 무 권리금 점포를 찾거나 경비 최소화를 위한 소형 점포, 매출연동에 따라 월세를 부담하는 수수료 및 깔세매장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 매장에서 임대료를 나눠 부담하는 이부제 영업, 한 매장에서 두 가지 업종을 운영하는 멀티형, 숍인숍 등의 점포운영형태도 선호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점포 양극화 심화를 예상할 수 있는 근거는 지난해 점포 매물 급증 사례로 들 수 있다.

8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과 점포 거래 포털사이트 점포라인에 등록된 매물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물로 등록된 점포는 총 3만9167건으로 전년(1만2452건) 대비 214.5%나 급증했다.

매물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1층 다용도 점포로 조사됐다. 1층 다용도 점포는 2007년 474건이 매물로 나왔으나 2008년에는 3579건으로 655.1% 폭증했다.

패스트푸드 307.40%, 오락ㆍ스포츠 업종 244.37%, 주류점 221,74%, 커피ㆍ카페 업종이 뒤를 이었다.

매물 급증세는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며 권리금 하락을 유도했다. 점포라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점포 권리금은 평균 9322만원. 이는 2007년 권리금 1억1090만원에서 15.94%(1768만원) 하락한 수치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경영난을 못 이긴 점포들이 1차로 시장에 나왔고 매출이 상대적으로 양호함에도 불안을 느낀 점주들이 뒤이어 점포를 내놓았으나 하반기 들어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권리금 낙폭이 확대됐다.

정대홍 점포라인 과장은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됐다. 유심히 보면 서울시 내에 위치한 주요 상권에서도 빈 점포가 눈에 띌 것"이라며 "점포 거래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확신이 없어 투자나 창업에 대한 의지가 많이 위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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