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지지부진ㆍ인천시 반대ㆍ백색가전 시들
인천시의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이전부지를 물색중인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천공장의 광주이전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이는 자금시장 침체에 따른 지지부진한 매각협상과 수도권 규제완화 분위기 속에 역외이전을 반대하는 인천시와 노조의 움직임, 그리고 해외경쟁력 약화에 따른 백색가전산업의 메리트 약화, 광주 하남산단 공장부지난 등 현실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와 소형 냉장고를 주력제품으로 생산하는 대우일렉 인천공장(인천 남구 용현동 소재)은 도시개발계획으로 공장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600여명이 근무중이며 2∼3년 전부터 같은 업종의 공장이 있는 광주로의 공장이전설이 끊임없이 나돌았었다. 디지털가전을 전략산업으로 육성중인 광주시 또한 인천공장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이전이 검토된 지 2∼3년이 지났지만 공장이전 작업은 아직까지 한발짝도 진척을 보이고 못하고 있다.
첫 이유는 대우일렉 채권단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모건스탠리PE와의 매각협상이 결렬됐고 세번째 우선협상자인 리플우드와의 본계약 또한 내년초로 연기되는 등 매각작업이 해법을 찾지 못해 이전을 위한 추진동력이 갖춰지질 못하고 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리플우드는 2006년 첫 매각시도 당시에도 입찰에 참여해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자금시장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리플우드도 자금조달 문제로 인수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 규제로 공장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천시도 대체부지 제공을 앞세워 대우일렉의 역외이전만은 막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기업유치위원회를 구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했던 시로서는 청라지구와 검단산단 내 부지제공을 약속하는 등 인천공장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조 또한 공장이 광주로 이전할 경우 재취업은 사실상 힘들다며 '인천 잔류'를 강하게 주장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채권단의 매각작업이 성사되더라도 백색가전의 메리트가 낮은 상황에서 인수기업이 대형냉장고와 세탁기, 전자레인지, 청소기 등을 생산하는 광주공장만을 남기고 인천공장은 폐쇄할 것이라는 소문도 광주이전 가능성을 낮추는 또 다른 요인이다.
광주 하남산단의 용지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만약 인천공장이 옮겨오더라도 이를 수용할만한 부지가 없고 별도로 부지를 구입할 여력 또한 부족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때문에 현 광주공장의 생산라인에 일부 생산라인이 확충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1조5000억 매출과 1500명 고용창출 등의 기대효과는 크게 부풀려졌다는 지적이다.
대우일렉 광주공장 관계자는 "만약 인천공장이 옮긴다면 협력업체도 대이동이 불가피한데 수도권 규제완화 분위기속에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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