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가능성 있는 중기 '새 돈줄'...광주전남 타지역 사례 벤치마킹 해야
최근 타 시도 광역지자체들이 민간기업, 금융기관 등과 손잡고 '될성 싶은'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창업투자회사를 잇따라 설립하는 등 '창투 붐'이 일고 있다.
지자체가 설립한 창투사는 수익성만을 따져 투자하는 기존 민간 창투사와는 달리 지자체의 전략 산업 관련 업체를 중심으로 우선 지원되고 있는데다 경영 노하우가 부족한 지역기업들의 경영에까지 직접 참여하는 등 지역기업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돕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 중소기업이 많은 광주ㆍ전남지역은 이와 관련된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이들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16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역 중소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금융권, 민간기업 등과 함께 오는 23일 창업투자회사인 그린부산창업투자(주)를 공식 출범키로 했다.
그린부산창업투자(주)는 부산테크노파크, 부산은행, 경남은행, 대우증권이 각각 10억원씩, 그린화재해상보험이 46억원 등 출자한 90억원의 자본금으로 연말까지 2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결성, 항만물류ㆍ기계 부품소재ㆍ해양 바이오 등 부산지역 10대 전략산업 분야의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6년 대구시와 경북도는 각각 5억원씩을 출연해 대경창투사를 공동설립했다.
이 창투사에는 이들 지자체 외에 대구은행(10억원), 농협(10억원), 지역 기업 2곳(각각 10억원) 등 금융기관과 민간기업이 참여해 총 70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했다.
대경창투사는 곧바로 300억원대에 달하는 1호 펀드를 조성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00억원대의 2호 펀드까지 총 500억원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은 갖췄지만 자금력이 열악한 지역 영세 중소기업 10여곳에 83억원을 투자했다.
충남도 역시 지난 2000년 창투사 형태인 충남벤처투자조합을 구성, 25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40여곳의 업체에 투자하는 등 지자체 창투사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창투사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지역 중소기업을 산발적으로 지원하기보다는 성장가능성있는 기업을 집중적으로 키울수 있는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데다 민간투자회사 등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 지자체의 전략산업을 입맛에 맞게 효율적으로 특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민간투자회사를 통해 전문 경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어 기술력 등을 갖추고도 경영 능력이 부족한 지역기업들이 경영 전문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도 한몫을 차지한다.
충남도 과학산업과 조원석 지식산업 담당은 "총 250억원 규모의 1ㆍ2ㆍ3호 펀드를 잇따라 조성, 충남지역 업체 22곳을 포함해 그동안 총 40여개 업체에 투자해 이중 4곳이 코스닥 상장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지난 2006년 조성된 충남ㆍ경기상생펀드 등도 현재 15개의 지역기업에 투자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처럼 타 지자체들이 직접 창투사를 설립해 지역 중소기업 돕기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광주ㆍ전남은 아직 가시적인 정책 등이 나오지 않고 있어 시ㆍ도 공동 창투사 설립 등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창투사 관계자는 "지자체가 직접 출자하는 창투사는 일단 믿을만 하다는 인식 탓에 민간창투사보다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쉬운데다 특히 지역 자금 외에 외부 자금까지 끌어들일 수 있어 자금 규모 또한 막대하다"면서 "지자체는 이 자금으로 지역 전략산업을 육성할 수 있고 창투사는 리스크는 줄이고 수익은 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박혜리 기자 hr1003@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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