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했던 택배기사들…엘베 사용 자제 안내문에 '전, 아닙니다'

출퇴근 시간 사용 두고 시각차
입주민·택배기사 갈등 보여줘

아파트 엘리베이터 이용을 둘러싸고 입주민과 택배기사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출근 시간대 엘리베이터 사용 자제를 요청하는 공지부터, 출입요금 부과와 손수레 탑승 제한까지 등장하면서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안내문이 공유됐다. 안내문에는 "출근 시간대(오전 8~10시) 택배 배송 시 엘리베이터를 장시간 점유하지 말아 달라"라며 "입주민 불편 민원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안내문이 공유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공지가 붙은 이후 엘리베이터 내부에는 택배기사들이 직접 적은 메모가 이어졌다. "마켓컬리 아닙니다(7시 전)" "CJ 아닙니다(12시쯤)" "롯데 아닙니다(10시 이후)" 등의 문구가 잇따랐고, "쿠팡 역시 10시 이후 배송한다"는 글도 추가됐다. 출근 시간대 엘리베이터를 장시간 점유하는 주체로 오해받고 있다는 반박이다.

아파트 택배 갈등 재점화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일부 주민들은 "아침 출근 시간에 엘리베이터가 배송용으로 장시간 정차해 지각할 뻔한 적이 있다" "유모차나 노약자가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된다"고 주장한다. 반복된 민원이 누적되면서 관리사무소 차원의 대응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연합뉴스

관리사무소 측은 "택배 배송 자체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출근 시간대 혼잡을 완화하고 시설 훼손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관리 조치"라는 입장이다. 한 관리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바닥 파손이나 버튼 무더기 조작으로 인한 고장 사례가 실제로 발생해왔다"며 "모든 이용자를 위한 질서 유지 차원"이라고 밝혔다.

일부 아파트 출입요금·이용 제한 조치에 갑질 논란도

택배 업무와 관련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에서 시행한 조치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천의 한 아파트는 택배기사에게 공동현관 출입키 발급 조건으로 보증금 10만원과 월 사용료 3만3000원을 부과하겠다는 안내문을 내걸어 논란이 됐다. 해당 문서에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한꺼번에 누르지 말 것, 출입키 분실 시 모든 책임을 기사에게 묻겠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택배기사들과 누리꾼들은 "입주민이 주문한 물건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출입요금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 "관리 책임을 기사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반면 일부 입주민들은 "외부인이 상시 출입하는 공간인 만큼 최소한의 관리 기준은 필요하다"고 맞섰다. 또 다른 아파트에서는 택배 손수레의 엘리베이터 탑승을 전면 금지하는 공지를 했다. 관리사무소는 "손수레로 인한 바닥 손상이 반복돼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대응"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슈&트렌드팀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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