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가운데, 27일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자동차·의약품 관세 인상' 발언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시즌 기대감 등 상방 요인과 코스닥 폭등 이후 차익실현 물량 등 하방 요인도 혼재한 상황이다.
우선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에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는 미국과의 협정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 국회가 자신들의 권한인 역사적인 무역협정을 입법화하지 않았으므로, 한국에 대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다른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간 한국 정부와 여당은 한·미가 지난해 11월14일 발표한 관세·안보 관련 '조인트 팩트시트(joint factsheet·공동 설명자료)'가 양해각서(MOU) 형태이므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에선 대규모 투자가 포함된 사안이기에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며 맞서 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증시 전반에 걸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면서도 "국회 승인 이슈는 시간의 문제란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상호관세 재인상은 증시 추세에 제한적인 영향만 미치는 노이즈성 재료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키움증권은 연간 코스피 상단도 기존 5200포인트에서 6000포인트로 추가 상향했다. 한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수급 이탈이 발생했지만, 주도주 중심의 비중 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시장의 이익 전망치 상향 추세, 외국인 및 기관의 추가 매수 여력,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 부담 등 상방 재료가 유효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7%대 급등한 코스닥에 대해 한 연구원은 "(상승) 배경은 정책 기대감이다.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의 비공식 오찬 간담회에서 코스닥 3000 달성을 위한 입법 방안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며 "디지털자산과 연계한 유동성 공급, 좀비기업 신속 퇴출, 인공지능(AI) 및 우주 등 핵심 기업 상장 활성화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책 기대감 이외에도, 이번 코스닥 랠리는 지난 2~3년에 걸친 소외현상이 누적된 데에 따른 키 맞추기 성격도 내재돼 있다"며 "코스닥의 연간 30%대, 월간 7%대 상승률이 결코 낮은 수익률이 아니긴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의 성과 격차는 2011년 이후 최대로 벌어진 상태였다. 이는 시장 참여자, 정부 입장에서도 코스닥의 키 맞추기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을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코스닥 내 주도주(시총 상위주)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도 커진 상황이다. 한 연구원은 "코스닥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4배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며 "후속 정책의 구체성 및 현실성을 확인한 후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26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3.69포인트(0.64%) 오른 4만9412.40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4.62포인트(0.50%) 오른 6950.23, 나스닥종합지수는 100.11포인트(0.43%) 상승한 2만3601.3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전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 간 캐나다에 관세 위협을 키웠고, 미네소타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총격으로 시민 1명이 또 사살돼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 우려마저 자극했다.
다만 개장 후 주요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유입돼 결국 강세로 마감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현재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중 76%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28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테슬라, 메타, 29일 애플의 실적 발표가 각각 예정돼 있다.
이에 애플과 메타는 2% 이상 주가가 뛰었고, MS도 1% 상승했다. 다만 불확실성 증가와 고점 부담이 겹쳐 대형 반도체주는 매도세가 강했다. 마이크론테크놀러지와 AMD는 3% 안팎으로 내렸고 인텔은 최근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 전망을 발표해 5% 넘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