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반세기 넘게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한국 대중문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원로배우 남정희 씨가 별세했다. 향년 84세.
24일 원로영화인회와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1년 전 척추 수술 뒤 건강이 악화해 투병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 22일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
1962년 이크란 감독의 영화 '심청전'으로 데뷔한 고인은 한국 영화의 중흥기와 함께하며 약 300여 편에 달하는 작품에 출연했다. 잠시 공백기를 갖기도 했으나, 복귀 뒤 특유의 온화하고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거장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특히 임권택 감독의 '축제(1996)', '창(1997)', '춘향뎐(2000)'과 배창호 감독의 '정(1999)' 등 굵직한 작품에 잇따라 출연하며 한국적 정서를 대변하는 어머니상을 보여줬다.
연기를 향한 열정은 노년에도 식지 않았다. 고인은 영화 '늑대소년(2012)'과 '내가 살인범이다(2012)'를 비롯해 최근작 '브라더(2021)'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관객을 만났다. 안방극장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드라마 '모래시계(1995)',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 등에서 친숙하고 푸근한 노모 역을 소화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2011년에는 제48회 대종상영화제 특별연기상을 받으며 반세기 연기 인생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6일 오전 8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