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로주의'에 움직이는 헤지펀드…중남미 투자기회 탐색

콜롬비아·쿠바 국채도 관심
"정치 불안·노후 인프라 재건 등 리스크 존재"

헤지펀드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돈로주의(미국 고립주의를 상징하는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가 만들어낼 중남미 투자 기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계기로 서반구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 금융자본 역시 이에 발맞춰 움직이는 모습이다.

AP연합뉴스

WSJ는 이미 몇몇 헤지펀드와 기타 투자 회사들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로 출장을 계획하거나 베네수엘라의 미상환 국채 등 투자 대상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콜롬비아·쿠바의 국채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의 편입을 언급해온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소규모 은행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고 WSJ는 짚었다.

지난 수년 동안 대부분의 미국 펀드 매니저들은 마두로 정권의 정치적 탄압 및 경제 위기로 인해 베네수엘라를 투자 금지 대상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최근 마두로 대통령의 미국 압송에 따른 정치 변화, 베네수엘라 석유 자원에 대한 미국의 개입 등이 본격화하면 베네수엘라 채무 구조조정 등 투자 환경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 소재 컨설팅업체인 시그넘 글로벌의 찰스 마이어스 회장은 자사의 인력이 투자 전망을 평가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출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동행 요청이 크게 늘고 있다고 했다. 또 5년 전부터 베네수엘라 국채에 투자해온 카나이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셀레스티노 아모레 공동창립자는 "이것은 우리에게 단지 시작일 뿐이며, 훨씬 더 큰 거래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정권에서 쇠퇴했던 베네수엘라의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시드니에 본사를 둔 트라이베카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의 벤 클리어리 파트너는 자사가 베네수엘라의 미개발 광물 자원에 관심이 있으며, 몇 달 동안 전담 인력을 파견해 직접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WSJ는 "베네수엘라의 국내 정치 불안정이나 미국과의 갈등이 지속되면 재건 시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노후화된 석유 인프라를 되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사업 참여를 꺼릴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아울러 "규모가 크고 구조가 복잡한 베네수엘라 국가 채무를 성공적으로 개편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국제부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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