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석기자
쿠팡 플랫폼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쿠팡파이낸셜 대출 상품이 출시 약 반년 만에 누적 182억원 판매되며 2000건 가까이 취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 적정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은 지난해 7월 말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1958건이 판매돼 누적 대출금액이 181억7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잔액은 134억1400만원이며, 같은 달 29일부터 신규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를 대상으로 최대 5000만원을 대출해 주되, 연 최대 18.9%의 금리를 적용하는 구조다. 연체가 발생하면 판매자 쿠팡 정산금을 담보로 원리금을 회수하도록 설계됐다.
월별 적용 금리는 7월 14.0%, 8월 13.6%, 9월 13.8%, 10월 14.0%, 11월 14.3%, 12월 14.3%로 올랐다. 7~12월 전체 평균 금리는 14.1%였다.
지난해 말 대출잔액에 평균 금리를 적용하고 출시 후 약 5개월간의 기간을 반영해 단순 계산하면 7억~8억원 수준의 이자수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감원은 쿠팡파이낸셜이 대형 유통 플랫폼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입점업체에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적용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 7일 쿠팡파이낸셜에 검사 사전 통지서를 발송했고 다음 날부터 현장 검사에 착수한다.
쿠팡파이낸셜이 입점 업체의 정산금 채권을 사실상 상환 재원으로 묶어두는 구조를 취하면서도 해당 상품을 담보대출이 아닌 신용대출처럼 판매했는지가 핵심이다. 정산금에서 원리금을 우선 회수하는 구조를 지녔음에도, 담보 없이 신용만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신용대출 금리를 적용한 것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쿠팡 매출의 5~15%를 판매자 쿠팡 정산일에 맞춰 대출 원리금으로 자동 상환하는 방식도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여지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 같은 자동 차감 구조가 판매자의 현금 흐름이나 사업 운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명확히 고지됐는지 등이 점검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금리 산정의 적정성, 대출 취급 및 상환 방식이 금소법 규정에 맞는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해당 상품이 중저신용자 등 금융소외층 판매자를 위한 새로운 상품이다 보니 고금리가 불가피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쿠팡파이낸셜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 중 89.4%가 중저신용자(신용평점 기준 하위 50%)고 48.9%가 월평균 매출 1000만원 이하였다.
쿠팡파이낸셜 관계자는 "여신전문금융업자이기 때문에 시중 은행 대비 금리를 높게 설정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여신금융권 내지 2금융권 금리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상품은 이용 자격으로 월 매출 50만원 이상, 판매 이력 6개월 이상 등을 내걸고 있다. 일정 수준의 영업 지속성이 확인된 판매자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저신용 리스크를 플랫폼 구조로 상당 부분 흡수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강 의원은 "쿠팡 플랫폼 입점 판매자 중 신용등급이 낮은 자영업자에게 대출을 쉽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실상은 최대 18.9%라는 사악한 금리를 적용해 돈놀이를 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쿠팡파이낸셜 경쟁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입점 사업자(스마트 스토어)를 위한 전용 대출 상품 3개를 운영 중이고 쿠팡파이낸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 중이다.
미래에셋캐피탈 대출상품의 경우 작년 연간 평균 금리가 12.4%(최대 16.0%~최저 8.7%)이고, 우리은행 대출상품은 연 6.89%(7.91%~5.92%), IBK기업은행은 3.94%(4.77%~3.25%)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