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어때]인구가 줄면 파란 하늘 자주 볼 수 있을까

인구감소 원인부터 예측방식
나타날 결과까지 체계적으로 설명
세계인구 100억명 정점 도달 뒤
300년 안에 20억명으로 감소 전망

인구감소, 지구환경에 긍정적 주장에
인구밀도 낮은 니제르 공기오염 사례로
회의적 시각 보여주며 반박
정부 주도의 인구통제도 실효성 지적
中산아제한·루마니아 낙태규제 모두 실패

인류는 '인구 대감소'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각 세대의 인구가 이전 세대보다 줄어드는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지만, 그 결과 인류가 무엇을, 어떻게 잃게 될지는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인구 감소가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역시 충분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들은 인구 감소가 인류의 생활 수준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오히려 인구 감소로 인한 피해를 선제적으로 진단하고 대응하는 것이 인류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연합뉴스 제공

이 책은 인구 대감소가 발생하는 원인과 이를 예측하는 방식, 그리고 그로 인해 나타날 결과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저자들이 제시하는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향후 수십 년 안에 세계 인구가 약 100억명으로 정점에 도달한 뒤 감소세로 전환되는 경우다. 이 경우 세계 인구는 약 300년 안에 20억명 이하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인구 감소가 지구환경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인구 규모와 환경 부담이 단순히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의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2013년 중국은 측정 기준치를 훌쩍 넘는 심각한 스모그 사태를 겪었다. 이후 10년간 중국 인구는 약 5000만명 증가했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오히려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저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다른 국가에서도 반복적으로 관찰된다고 설명한다. 인구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싱가포르는 공기오염 수준이 낮은 반면, 인구 밀도가 낮은 니제르는 공기오염이 심각한 국가로 분류된다. 인구 밀도보다는 석탄발전소의 유무, 기술의 수준과 적용 방식이 공기오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정부 주도의 인구 통제가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도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국가의 산아 정책은 사회·경제적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시행돼 왔지만, 역사적으로 성공 사례는 드물다. 1980년대 중국은 산아 제한 정책의 일환으로 낙태를 적극 허용했고, 반대로 노동력 확보가 필요했던 루마니아는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 강력히 단속했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인구 통제에는 실패했으며, 정책 과정에서 발생한 심각한 도덕적 문제 역시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아이 양육에 과도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 역시 출산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출산·양육 보조금 정책을 확대해 왔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웨덴의 합계출산율은 2018년 1.76에서 2019년 1.70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국내에서도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출산 시점을 앞당기는 효과는 있어도 출산 의사가 없는 가정의 결정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와 가정일수록 출산율이 낮은 경향도 확인된다. 절대적인 생활 여건은 개선됐지만, 상대적 기준에서 '충분하다'고 느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부유한 사회일수록 충분하다고 느끼기 위해 더 많은 조건이 필요해진다"며 "삶의 기준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사회에서 부모 역할은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빠 육아휴가 확대 등 정부의 육아 정책으로 출산율이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사례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기 효과로 평가한다. 책은 1990년대 유급 육아휴직 기간을 두 배로 늘렸던 오스트리아를 비롯해 독일, 스웨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사례를 소개한다. 이들 지역 모두 출산율을 여성 1명당 2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스웨덴에서는 아빠 육아휴직 도입 이후 남성의 출산 의향이 오히려 낮아진 사례도 보고됐다. 캐나다 공립대학의 고액 보조금 정책이나 이스라엘의 무료 체외수정 정책 역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구통계학자들은 정책 변화가 출산 시점을 앞당기는 데는 일정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여성의 생애 전체에 걸친 출생 자녀 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인구 대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출산 '시점'이 아니라 '총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페미니즘 확산이 출산율 하락의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 사례를 들어 반박한다.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성평등 수준이 높은 국가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며, 사회 전반은 여전히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자들은 저출산과 인구 감소를 단일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전 지구적 변화로 규정한다. 해법 역시 인구 증가가 아닌 '인구 안정화'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인구 대감소를 피하려면 서로를 돌보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삶에서 염원하고 성취할 수 있다고 느끼는 영역을 확장하는 사회적 개선이 요구된다"고 제언한다. 이 책은 저출산에 대한 '왜'라는 질문에 답하는 동시에, '어떻게'라는 질문을 독자와 함께 고민하도록 이끈다.

인구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 딘 스피어스 외 1명 | 웅진지식하우스 | 404쪽 | 2만2000원

문화스포츠팀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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