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충북도 도지사 직인이 찍힌 공식 공문에 연인에게 보내는 사적 메시지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다.
2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는 전날 내년도 스마트 축산장비 패키지 보급 사업과 관련한 공문 '2026년 솔루션 중심 스마트 축산장비 패키지 보급 사업 모델 변동 사항 알림'을 도내 11개 시·군에 배포했다고 이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문제는 해당 공문 하단 '붙임' 부분에 사업과 동떨어진 연인 간의 대화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붙임' 부분에 연인 간 사적 대화가 포함된 충북도 공문. 연합뉴스
공문 하단 '붙임' 부분에는 "오빠 나는 연인 사이에 집에 잘 들어갔는지는 서로 알고 잠드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는데 오빠는 아닌 거 같아. 오빠의 연애 가치관은 아닐지 몰라도 나한텐 이게 중요한 부분이고, 연애할 때뿐만 아니라 결혼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앞으로도 난 이 문제로 스트레스받을 거 같아 내가 전에도 오빠한테 노력해달라고 얘기했던 부분이고 또 얘기한다고 크게 달라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해 내가 내려놔 보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많이 힘드네"라는 내용의 글이 포함됐다.
이 공문은 상급자 결재를 거쳐 도지사 직인까지 찍혀 시군에 배포됐고, 이후 순식간에 온라인으로 확산했다. 이 공문이 공유되자 근무 기강 해이라는 지적과 함께 결재 체계가 허술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충북도는 이에 대해 시스템상의 문제였다고 해명했다. 공문 작성 과정에서 담당자가 여러 창을 띄워놓았는데, 메신저로 보내기 위해 작성해둔 개인 메시지가 복사된 상태로 해당 문서에 붙여졌다는 것이다. 메시지 글자는 흰색으로 처리돼 전자문서상에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결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다가 시·군 전달 과정에서 기본 서식 적용으로 검은색으로 표시되면서 드러났다.
충북도 관계자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직원들의 근태 관리를 점검하고, 전산 시스템으로 유사 상황을 걸러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