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석기자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 소속)은 23일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 등 의장단의 체력적 한계를 토로하며 복귀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도 있다"면서도 "회의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법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주 부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필리버스터 사회 거부와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의회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거부권 행사"라며 "이번에 상정된 법안들의 내용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 부의장은 "우 의장께서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올린 법안들에 대해 야당과 합의되지 않아 상정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여야 원내지도부를 불러 협상을 진행했더라면 오늘의 필리버스터는 없었을 것"이라며 "본회의 사회 거부는 이런 상황에서 국회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이라고 설명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미래산업포럼 발족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5.4.22 김현민 기자
이외에도 주 부의장은 필리버스터 사회 거부로 민주당에서 사퇴촉구결의안을 낸 것에 대한 철회와 우 의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필리버스터와 관련해 '의제와 관련된 이야기만 하라'고 지적한 것에 대한 입장 변화 등도 요구했다.
우 의장과 이학영 부의장(민주당 소속) 등이 필리버스터 사회 등과 관련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체력 고갈로 사회를 볼 수 없다면 차라리 회의를 며칠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된다"며 "무제한 토론은 의사진행 속도를 늦추는 제도다. 중간에 며칠 쉰다고 해서 절차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일 회의를 강행하면서 체력 고갈을 이유로 드는 대신, 회의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법도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앞서 우 의장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를 앞두고 본회의 발언을 통해 "(주 부의장의) 사회 거부로 무제한 토론 보장권이 침해받는 것까지 이르게 됐음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의장과 이 부의장도 사람이기에 체력적 부담을 심각히 느끼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무제한 토론의 정상적 운영에도 심대한 영향을 준다고 판단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