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유력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대통령과 친구라는 이유로 의장 자격이 안 된다는 의견은 대통령이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해싯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지나치게 가깝다는 이유로 Fed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해싯 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CNBC방송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Fed 의장 직책을 거부당해선 안 되는 이유"라며 이같이 밝혔다.
해싯 위원장은 또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건 사실이지만 대통령을 잘 보좌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직책에도 부적격이 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해싯 위원장은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후임자 후보로 케빈 워시 전 Fed 이사와 더불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해싯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최근 차기 연준 의장 임명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변 고위 인사들이 "해싯 위원장이 대통령과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는 CNBC 보도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앞서 CNBC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고위 인사들이 해싯 위원장의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을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싯 위원장이 대통령과 지나치게 밀접해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해싯 위원장은 "미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점 하나는 많은 논의와 검증이 이뤄진다는 점"이라며 "결국 모두가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도울 것이고, 나는 사람들이 어떤 의견을 표명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싯 위원장은 또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해싯 위원장은 Fed의 모든 정책 결정은 사실과 데이터에 기반한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정말로, 정말로 중요하며 (FOMC의)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금리 움직임을 주도하는 방법은 사실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시선은 차기 Fed 의장 인선에 쏠리고 있다. 차기 Fed 의장을 내년 초 지명하겠다고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에게 의장 후보군이 2~3명으로 압축됐다며, 해싯 위원장과 워시 전 이사를 언급했다.
월가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히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두 명의 '케빈' 가운데 워시 전 이사에 대한 지지 신호를 보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