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동전 제조 비용이 액면 가치보다 더 크다는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생산 중단을 지시한 1센트(페니) 동전의 마지막 주조분이 최근 경매에서 약 247억원에 판매됐다.
지난 12일 경매에서 낙찰된 마지막 1센트 동전 세트.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경매사 스택스 보워스 갤러리는 지난 12일 마지막으로 생산된 유통용 1센트 동전 232세트가 총 1676만 달러(약 247억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해당 세트는 지난달 조폐국에서 발행한 1센트 동전과 순금으로 된 1센트 동전, 덴버 조폐국에서 주조된 1센트 동전 등 총 3종으로 구성됐으며, 각 동전에는 마지막 생산분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오메가'(Ω) 마크가 양각돼 있다.
각 세트의 가격은 평균 7만2000달러(약 1억627만원) 이상에 거래됐으며, 특히 마지막 232번 세트는 무려 80만달러(약 11억8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센트 동전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액면 가치보다 더 크다"며 재무부 장관에게 1센트 동전 신규 생산 중단을 지시했다.
미 재무부는 1센트 동전 생산 비용이 1개당 1.69센트에 이른다고 평가했으며, 생산 중단 시 연간 5600만달러(약 827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지난달 12일 필라델피아 조폐국에서의 생산분을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1센트 동전 생산은 공식 종료됐다.
다만 신규 생산이 중단돼도 1센트 동전은 여전히 법정 화폐로 남는다. 미 재무부는 현재 약 3000억개의 1센트 동전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일반 유통용 생산은 중단되지만, 수집용 1센트 동전은 앞으로도 제한적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한편 1793년 처음 발행돼 232년간 사용돼온 1센트 동전은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주화다. 1센트 동전은 '페니'라고 불리며 다양한 문화, 영화, 속담 등의 소재로 사용되는 등 일종의 문화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1센트 동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희소성을 지닌 동전의 가치는 급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3월 영국 '더 미러'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1센트 동전인 '링컨 페니'의 경우 그 가치가 1억 2100만달러(약 176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