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경비반장을 돕기 위한 모금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생성 이미지. 챗GPT
11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 수영구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는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 퇴직한 고(故) 조모 경비반장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진행했다.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조 반장은 2014년 6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약 11년 동안 근무해 왔으며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병 소식이 전해지자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치료비와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모금에 나섰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부착된 안내문에는 "아파트의 안전을 성실하게 지켜오신 조강우 경비반장께서 안타깝게도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퇴직하신 후 암 투병 중"이라며 "갑작스러운 투병 생활로 가족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작게나마 힘이 돼 드리고자 사랑의 모금 운동을 시작한다"며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모금 시작 하루 뒤인 지난 2일 조 반장은 별세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모금 중단을 알렸으나 주민들은 조 반장을 추모하는 뜻에서 참여를 이어갔다. 그 결과 짧은 기간에도 45세대가 동참해 총 352만 원이 모였고 성금은 지난 8일 유족에게 모두 전달됐다.
유족들은 "고인을 기억해주신 모든 입주민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10년 넘게 가족의 안전을 지켜주신 분께 작은 보답을 하고자 모금 운동을 추진했다"며 "이번 일을 통해 공동체의 따뜻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