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과 '이 단어' 합창한 英 총리…교사 '그거하면 혼나는데'

초등학교 2학년 수업 참관한 스타머
학생과 함께 '6, 7' 외치며 웃음 터져
청소년 유행어…선생님에 지적당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인 '6-7(식스 세븐)'을 따라 했다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지적받는 상황이 펼쳐져 웃음을 자아냈다. 연합뉴스는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을 인용해 "스타머 총리는 전날 브리짓 필립슨 교육부 장관과 함께 잉글랜드 피터버러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2학년 수업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피터버러의 한 초등학교 참관 수업에 참여한 키어 스타머 총리가 학생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다. AP연합뉴스

당시 스타머 총리는 학생들과 함께 앉아 함께 책을 살펴보며 대화했는데, 한 초등학생이 "저 지금 6, 7쪽을 보고 있어요"라며 '식스 세븐'을 언급했다. 이에 스타머 총리도 바로 동참하면서 손동작을 했고, 이는 교실 전체로 번져 다른 학생들도 함께 '식스 세븐'을 외쳤다. 이내 모두가 손동작하며 깔깔 웃기 시작했다.

이후 교실 문을 나서면서 스타머 총리가 "(조금 전 상황은) 좀 과격했네요"라고 농담하자, 조 앤더슨 교장은 "우리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그 말 하면 혼나는 거 아시죠"라고 지적했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아 그런가요"라고 머쓱한 듯 이마를 만졌고, 복도를 걸으며 "죄송합니다. 제가 시작한 건 아닙니다, 선생님"이라고 했다.

'식스 세븐'은 올해 영미권 Z세대를 중심으로 떠오른 유행어다. 양손을 저글링 하듯이 올렸다 내렸다 반복하는 손동작과 함께 '식스 세븐'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 같은 말과 몸짓에 명확한 의미는 없다. 앞서 미국의 온라인 사전 사이트 딕셔너리닷컴은 올해의 단어로 '식스 세븐'을 선정하면서 "젊은 세대가 '무의미함'을 통해 소통하고 소속감을 형성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스타머 총리는 역대 최저 지지율로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스타머 총리 지지율은 13%로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역대 총리 중 가장 낮았다. 노동당 지지율도 20% 안팎에 불과하다. 이내 당내에서는 총리 교체론까지 스멀스멀 나온다.

다만 스타머 총리는 지난 17일 영국 매체 데일리미러 인터뷰에서 '차기 총선에서 당을 이끌 것인가'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민생 문제를 논의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데 쓰이지 않는 모든 시간은 낭비"라며 "나는 생활비를 절감해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돕는데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경제, 정치적 문제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당내 교체설까지 겪고 있는 스타머 총리에게 (초등학교에서의) 유쾌한 순간은 반가운 휴식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슈&트렌드팀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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