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축제 이어 라면축제도 터졌다…주변 국밥집까지 '줄 서세요'

7일 '2025 구미라면축제' 현장
공장에서 막 생산된 신라면 들고 시민·관광객 몰려
구미역 구도심엔 활기…농심 구미공장 연 7% 성장

7일 경북 구미역 앞에 475m 길이의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이 만들어졌다. 농심 구미공장에서 갓 생산된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을 채운 투명 비닐가방을 멘 방문객들은 들뜬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곳곳에선 '칠리브리또', '꿀배LA갈비짜장라면', '장어탕면' 등 라면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가 판매돼 진한 향을 풍겼다. 오전 10시 축제 시작과 동시에 1만명이 몰렸으며, 주문은 2000건을 넘어섰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작년 후기를 보고 공장에서 갓 생산된 신라면을 바로 살 수 있다는 얘기에 일부러 아침 일찍 내려왔다"며 "라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꼭 와볼 만한 축제"라고 말했다.

'2025 구미라면축제'에서 판매하고 있는 라면 요리. 한예주 기자

구미에서 가족과 함께 찾은 대학생 B씨도 "라면을 이렇게 다양하게 먹어본 건 처음"이라며 "구미에서 이런 축제를 한다는 게 새로웠고,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리니까 친구들도 부러워했다"고 웃었다.

4회째 맞는 구미라면축제…지역경제도 '들썩'

7일 열린 '2025 구미라면축제'. 농심은 메인 입구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최근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출시를 발표한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과 프리미엄 라면인 '신라면블랙' 시식 행사를 진행했다. 한예주 기자

국내 최대 라면 생산기지인 농심 구미공장에서 시작된 '2025 구미라면축제'는 올해 4회째를 맞았다. 지난해 행사에는 총 17만명이 방문해 15억원의 소비창출 효과를 내는 등 라면축제는 어느덧 구미를 대표하는 지역 축제로 자리 잡았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회 라면축제 때보다 3회였던 지난해 방문객이 2배 이상 증가하며 매년 많은 분들이 찾고 있다"면서 "올해는 라면 판매량이 40만개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농심 구미공장에서 갓 생산된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을 채운 투명 비닐가방을 메고 '2025 구미라면축제'를 즐기는 모습. 한예주 기자

축제는 침체됐던 구미역 주변 구도심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김 시장은 "전통시장과 주변 상점이 썰렁했는데, 축제 기간엔 인파가 몰리며 완전히 달라졌다며 "카페는 오후 3시에 원두가 떨어지고, 전통시장 국밥집엔 대기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은 라면축제를 '13월의 보너스'라고 부른다. 부스 운영 상인 중에는 사흘간 2000만원 매출을 올린 경우도 있다.

전통시장에서 국수집을 운영하는 C씨는 "작년에도 손님이 많았는데 올해는 더 많을 것 같아 평소보다 재료를 두 배로 준비했다"며 "축제가 열릴 때마다 시장이 살아나는 걸 느껴서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농심의 심장 '구미공장'…"2028년 생산 금액 1조원 전망"

구미라면축제의 중심에는 농심 구미공장이 있다. 구미는 농심 신라면 생산량의 75%를 담당할 뿐 아니라, 짜파게티·너구리 등 주력 제품의 일관된 품질을 지탱하는 '심장' 역할을 한다.

김상훈 농심 구미공장장은 "구미공장은 봉지면과 용기면 12라인, 스낵 4라인 등 총 16개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며 "하루 생산량은 665만 식(食)으로, 대구·경북 전 지역 시민이 하루 세끼를 농심 제품으로 먹을 수 있을 만큼의 규모"라고 말했다.

농심 구미공장 내부 모습. 한예주 기자

많은 생산량으로 라면 전체 공정의 자동화율을 90%까지 끌어올렸다.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도 8개. 현재 구미공장에 AI 기술이 적용된 공정은 46개다. 김 공장장은 "농심이 업계 최초로 도입한 'AI 사물인식 프로그램'은 카메라로 사물을 시각적으로 인식해 데이터를 구축하고, 인공신경망이 수십만장의 제품 이미지를 학습해 이상 유무를 판별한다"면서 "AI 기반 검사 시스템은 인쇄 상태, 포장 패턴, 면의 굵기 등 세부 요소를 스스로 학습하며 오류를 줄이고, 제품별 기준을 정교하게 유지한다"고 했다.

최근 구미공장은 수출 물량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구미공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7%에 이르며, 지난해에는 8442억원 규모의 제품을 생산했다. 김 공장장은 "구미공장은 원래 내수 위주 공장이지만 부산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수출 물량도 맡고 있다"면서 "4개국에 23개 품목을 수출 중이며, 2028년엔 1조원 규모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구미공장은 농심의 기술력과 품질 철학을 상징하는 생산기지이자 글로벌 도약의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Spicy Happiness In Noodles' 슬로건과 함께 세계인의 일상에 매운 즐거움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유통경제부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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