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정일웅기자
국내에서 자체 개발한 안티드론 기술이 현장 경호에 실전 배치되는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불법 드론 지능형 대응기술개발 사업으로 개발한 드론 탐지 및 무력화 장비가 최근 경주에서 열린 'APEC 2025' 현장 경호에 실전 배치도 임무를 수행했다고 5일 밝혔다.
'APEC 2025' 드론 대응 경호 현장에 투입된 '지능형무력화' 장비 실물.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임무에 투입한 '지능형 무력화' 장비는 원자력연과 통신·보안기업 ㈜바른기술이 개발했다. 드론 탐지·식별·무력화의 전체 과정을 이동·설치가 쉬운 단일 장비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장비는 드론을 실시간 해킹하는 라이브 포렌식 기술로 불법 드론의 제어권을 탈취해 적을 무력화할 수 있다.
특히 상용화된 드론 뿐 아니라 기체 정보가 없는 '커스텀 드론'의 무력화가 가능해 실질적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LIG넥스원과 수산이앤에스, 휴라, 이오아이알이 협력해 개발한 '지상 기반 시스템'도 APEC 현장 경호 임무에 투입·활용됐다.
이 시스템은 레이더, RF스캐너, 카메라를 하나의 관제 화면에서 운용하는 통합운용시스템으로 여러 센서 정보를 통합해 드론 탐지율과 식별률을 높임으로써 빠른 대응을 가능케 한다.
경주 APEC 현장에서는 지능형 무력화 장비와 지상 기반 시스템 등 장비를 활용해 세계 각국 정상 및 관계자가 모이는 회담장, 숙소, 이동 동선, 경주로 오가는 주요 항만을 주요 거점으로 24시간 감시 및 유사시 대응 임무를 수행했다.
이들 장비 기술은 국가 중요 시설의 불법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부터 진행한 우주항공청과 경찰청의 '불법 드론 지능형 대응기술개발' 사업의 성과다.
이 사업은 원자력연이 총괄기관을 맡고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30여개 기관이 참여해 5년간 연구를 진행하는 것으로 추진됐다. 원자력연은 사업을 통해 개발한 기술이 향후 원자력시설, 공항, 정부청사 등 도심 민가와 가깝게 위치한 국가 중요 시설에서 불법 드론의 위협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품 상용화 등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탁택우 원자력연 보안기술연구실 박사(사업 총괄책임)는 "연구개발 성과물이 국가 행사가 열리는 현장에서 실제 활용된 것에 연구자로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원자력연은 사업을 통해 개발한 기술의 고도화와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지속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