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댄스 정치 9단 박지원 국회의장 도전…호남정치 시험대 서나

페이스북 글 올릴때마다 언론 초관심 집중
하루 스케줄 500~600㎞ 이상 강행군도
국가 AI컴퓨팅센터 해남 유치 등 현안 해결
국회의장 도전설 솔솔…호남세력 부활 부상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내 최고령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군)의 말과 글이 연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굵직한 현안들을 다룰 때마다 터져 나오는 박 의원만의 특유의 위트를 섞은 촌철살인 사이다 멘트가 대중들의 갈증을 해소해 줘서다. 노구의 몸이지만 최근엔 국회의장 도전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그의 정치적 걸음은 멈춤이 없다.

박 의원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명태균씨는 항상 옳았고, 오세훈 시장은 항상 거짓말합니다"로 시작되는 꽤나 자극적인 글을 올리며,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최근 진행된 서울시 국감에서 도마 위에 오른 '명태균 게이트' 사건 진실 규명에 관한 개인적 견해임에도 많은 정치적 해석을 낳는 글인 탓에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박 의원이 툭 던지는 말 한마디의 무게감은 상당하다. 비상계엄 등 사태로 인해 구속된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비롯, 이들의 측근 인사들을 향해 던지는 말과 글들은 즉각 언론보도로 인용될 정도다. 메이저 방송사 및 대형 유튜브 채널에선 시청률 보증수표인 박 의원 모시기에 혈안이 돼 있다.

박 의원은 80세(1942년생)가 훌쩍 넘는 원로급 정치인임에도 딱딱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하고 동시에 따끔함까지 품고 있다. 여기에 국내 정치의 형세를 파악하는 능력은 아직도 따라갈 인물이 보이질 않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수많은 역경을 이겨낸 경험과 박 의원 스스로의 정치적 소신·원칙이 버무려진 결과물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박 의원은 '정치 9단', '꾀돌이' 등 수많은 별명이 따라붙었고, 정치판에선 '노련한 수완가'로 평가받는다. 정치적 동반자이자 라이벌인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유일하게 인정한 정치인이 박 의원이란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반적으론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지만 박 의원의 열정은 여전하다. 최근 박 의원이 SNS에 스스로 밝힌 하루 일정만 보더라도 서울에서 새벽 2시 해남에 도착 후 몇시간 잠을 잔 뒤 일어나 광주, 완도, 해남을 반복해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한다. 얼추 500~600㎞에 달하는 강행군이다. 이러한 스케줄이 거의 반복적으로 이뤄진다.

지역 현안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광주와 심각한 갈등을 야기했던 2조5,000억원 규모 국가 AI 컴퓨팅센터 조성사업 해남 선정을 비롯해 완도, 보길, 노화 상수도 사업(690억원 규모), 진도·회동 관광단지 사업 300억원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지난 4·10총선에서 92.35%의 지지를 보내 준 지역민들에게 소위 체면을 세우기 위할 필요충분조건을 달성한 셈이다.

박 의원의 힘찬 기지개는 '호남정치 부활'로 연결하는 시선도 많다. 향후 치러질 22대 국회의장 선거는 이를 가늠하는 심판대가 될 전망이다.

지역 정계에선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박 의원과 함께 조정식(경기 시흥을·6선) 의원, 5선 김태년(경기 성남시 수정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서로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박 의원의 당내 입지와 더불어 호남 정치세력의 결집력과 영향력을 재차 검증할 수 있는 판이 벌어진 것이다.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방증이다. 만약 선거에서 질 경우 정치적 은퇴를 생각해야 할 만큼 위험부담이 높다.

박 의원 측 내부에서도 이러한 고민이 상당히 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기에 박 의원의 결정 하나하나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또 하나에 족적으로 남을 전망이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박지원 의원은 국내 정치계에서 큰 어른이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는데 정치권 역시 마찬가지다"며 "그런데도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내는 분이 박지원 의원이다. 국회의장 선거 등에 도전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열정도 그대로다. 그의 도전은 호남 정치의 새로운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