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7'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20일(현지시간) 애플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공지능(AI) 시장 후발주자로 평가받으며 다른 대형 기술주에 비해 주가 흐름이 다소 부진했지만, 아이폰17 판매 호조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3.94% 오른 주당 262.24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록한 종전 최고가(259.02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장중 한때 264.38달러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3조8917억달러로 집계돼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시총 4조달러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애플 주가의 강세는 아이폰17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17 시리즈는 출시 10일 만에 미국과 중국에서 전작인 아이폰16보다 14% 더 많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뜨겁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중국을 방문해 아이폰17 출시 행사에 참석했으며, 제품은 판매 시작 몇 분 만에 매진됐다.
아이폰17 판매 열기에 힘입어 투자은행(IB) 루프캐피털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종전 226달러에서 315달러로 대폭 올려잡았다. 루프캐피털의 아난다 바루아 애널리스트는 아이폰17 판매 호조로 "애플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아이폰 신제품 도입 주기의 시작점에 서 있다"며 "이는 2027년까지 아이폰 출하량 증가세가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애플 주가는 올 들어 등락을 거듭해 왔다. 미·중 무역 갈등 확산 우려 속에 지난 4월 주당 172.42달러까지 하락한 이후 한동안 회복세가 더뎠지만, 지난달 하순 들어서야 연중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다만 월가 일각에서는 여전히 신중론도 제기된다. 아이폰17 공개 당시 기대를 모았던 AI 기능 도입이 지연되면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실망감이 커졌고, 주가 상승세의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애널리스트는 "아이폰17의 판매 모멘텀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