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금 한국인, 전세기로 곧 귀국길…10일께 자진출국式 돌아올 듯

300여명 체포부터 협상까지
李대통령 "신속 해결" 당부…행정절차 곧 매듭지을 듯
美와 재발 방지 추가 협의…출장자 비자 체계 개선 추진
조현 외교부 장관, 오늘 訪美

한국 정부가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무더기로 체포·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에 대한 석방 교섭을 마무리하고, 전세기를 급파해 한국인 근로자들의 귀국을 돕는다. 이들은 자진 출국 방식으로 현지시간 10일 즈음 전세기에 탑승해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지난 4일 오전 10시 45분(현지시간)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이 체포된 직후 한국 정부는 미국 측과 협의를 이어왔다. 이재명 대통령도 관련 보고를 받은 직후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서는 안 된다.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총력 대응 결과 전날(7일) 한미 양측은 구금자 석방 교섭을 마무리했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관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경제단체·기업이 함께 신속하게 대응한 결과 구금된 근로자에 대한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면서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미국 조지아주로 전세기가 출발한다"고 밝혔다.

한국인 근로자들은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금시설에서 차로 50분 정도 떨어진 플로리다주 잭슨빌 국제공항에서 10일 전세기에 탑승할 전망이다. 현지에서 영사 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구금시설에서 취재진과 만나 귀국 시점에 대해 "수요일(10일)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전세기 운용과 관련해 기술적으로 협의를 해보니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항이 잭슨빌 공항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귀국 방식은 자진 출국 방식으로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진 출국 방식은 강제 추방과 다르게 추방 기록이 남지 않고 입국 금지 기간이 없어 이후 입국 과정의 제재가 없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한미 당국 간 추가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강 실장은 "앞으로 유사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부 및 관련 기업과 공조해 대비프로젝트 관련 출장자 비자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면서"정부는 피구금 국민의 신속한 석방, 해당 프로젝트의 안정적 이행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조화롭게 달성하기 위해 모든 대책을 실천력 있게 실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8일 미국으로 건너가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만나 이번 사안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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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은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단속을 벌여 475명을 구금했다. 이 중 300명이 넘는 한국인이 체포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금 인원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인원이 47명(한국 46명·인도네시아 1명)이며 HL-GA 배터리회사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 인원은 250여명이라면서 고객 미팅 등을 제외한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했다. 현재 출장자는 업무 현황 등을 고려해 즉시 귀국 또는 숙소에 대기하도록 하는 임직원 지침도 내렸다. 이번 단속과 관련해 김기수 LG에너지솔루션 CHO(최고인사책임자)는 전날 오전 미국 조지아주 현장으로 떠났다. 현대차도 미국 출장 예정자를 대상으로 "필수 불가결한 경우가 아니면 (출장) 보류 검토를 권고한다"면서 "긴급하고 필수적인 출장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서는 출장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정치부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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