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혼조 마감한 가운데 20일 한국 증시는 미국발 부담 요인에 따른 하락 출발이 예상된다. 다만 전날 급락한 국내 주도주들에 대한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하락 폭이 제한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주식 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45포인트(0.02%) 오른 4만4922.2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7.78포인트(0.59%) 하락한 6411.3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4.82포인트(1.46%) 미끄러진 2만1314.95에 장을 끝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이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를 끌어내렸다. 일각에선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관련주의 버블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약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가 3.5%, AMD가 5.44%, 브로드컴이 3.55%씩 떨어졌다. 테슬라는 1.75%,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는 2.07%씩 하락했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업체인 팔란티어는 9.35% 미끄러졌다. 반면 인텔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20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2%를 매입한다는 소식에 6.97% 뛰었다. 미 대형 소매업체 홈디포는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지만 연간 전망을 유지하며 3.19% 올랐다.
뚜렷한 재료가 없던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기다리는 중이다. 오는 22일 오전 10시 예정된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경제 전망 및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내놓을 메시지에 전 세계 금융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최근 노동 시장 둔화와 엇갈린 인플레이션 전망 속에 그가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지가 관건이다.
기업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홈디포 외에도 이번 주에는 월마트, 타깃, 로우즈 등 주요 소매업체가 실적을 공개한다.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엇갈린 인플레이션 전망 속에 시장은 이들 기업의 실적을 통해 미국 소비 경기 흐름을 가늠하고자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정상회담 추진 등 지정학적 요인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한국 증시와 관련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불확실성, 미국 AI 주 동반 약세 등 미국발 부담 요인으로 하락 출발하겠지만 전날 급락한 국내 주도주들의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장중 하락 폭이 제한되는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최근 3200포인트 수준에서 저항받는 코스피는 이번 주에도 2거래일간 2.3% 하락했다. 기술적으로도 단기 추세선인 20일선을 하향 이탈한 상태인데, 코스피를 이끌어온 기계, 유틸리티, 조선, 반도체, 은행, 증권 등 주도주들이 순차적으로 급락한 점이 체감상 지수 하락 강도를 키웠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주도주들의 동반 조정은 국내 증시 전반에 걸쳐 자신감 하락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코스피가 기간 조정을 넘어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며 "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효한 가운데 주도주 등의 변동성을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적절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