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기자
미국이 일본, 유럽연합(EU)과 연달아 관세 협정을 타결한 가운데, 29일 한국 증시는 한미 협상 관망 심리 속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는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전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합의 소식에도 시장은 제한된 반응을 보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36포인트(0.14%) 떨어진 4만4837.5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3포인트(0.02%) 상승한 6389.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70.27포인트(0.33%) 오른 2만1178.58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가 삼성전자와의 인공지능(AI) 칩 계약 뉴스 등으로 3.02% 뛰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AI 기술 수요 증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AI칩 대장주 엔비디아는 1.87% 올랐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0.69%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0.24%, 0.34%씩 내렸다.
미국이 일본에 이어 EU와도 협정을 타결하면서 관세 전쟁에 대한 우려는 다소 누그러진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 "(관세는) 아마도 15%나 20%, 그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현재 연 4.25~4.5% 수준인 기준금리를 정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미국과 EU 간 무역 협정 체결 소식에 제한적 반응을 보였다"며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단서가 될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에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유예 조치 연장 논의가 이틀째 진행 중이며 이 결과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국 증시와 관련해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미 협상 관망심리 속 한화오션, 한국항공우주 등 개별 기업 실적, 삼성전자의 (테슬라 관련) 파운드리 수주 동력, 중국 탄산리튬 선물가격 급락 등 개별 이슈로 업종 차별화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들어 국내에선 순환매 장세가 빈번하게 진행됐는데, 최근 업종 내에서도 종목 간 주도권 변화가 자주 일어나는 모습"이라며 "국내 증시의 방향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업종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날 삼성전자의 테슬라 AI 칩 수주 소식 이후, SK하이닉스에서 삼성전자 쪽으로 다시 주도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