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취재본부 이준경기자
전남 완도군이 전복 생산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과 수산업 위기 해소를 위해 전복 가두리 감축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8일 군에 따르면 전국 전복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전복 주산지로, 완도에서는 지난해 기준 2,303어가가 3,186ha에서 1만6,341t의 전복을 생산했다.
완도군이 가격 하락과 수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전복 가두리 감축 사업에 나섰다. 완도군 제공
그러나 최근 전복 종자 개량으로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시장에서 작은 크기의 전복 수요가 높아지면서 생산량이 급증했다. 전국 전복 생산량은 2015년 1만494t에서 2024년 2만3,137t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전복 가격은 급락했다. 20미 기준 1kg당 가격이 2023년 말 2만2,000원에서 2024년 4월 초 1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과거 여름철 가격 하락 후 가을에 회복되는 흐름과 달리 지난해 가을부터는 가격 반등도 없어 어업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업인들 사이에서는 '생산량을 줄여 제값을 받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군은 전복 가두리 감축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 사업은 해상에 설치된 전복 가두리를 육상으로 옮긴 뒤 철거·해체하고, 일부 자재는 재활용하며 폐기물은 전문업체에 위탁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사업비는 도비를 포함해 10억원 규모로, 올해는 노화읍과 보길면의 전복 가두리 4,385칸이 대상이다.
전복 가두리 철거 작업에 참여한 김삼호 (사)한국수산업경영인 완도군연합회장은 "가두리를 줄인다는 것은 어업인들이 생계 기반을 포기하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전복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며 "더 많은 어업인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우철 군수는 "올해는 노화와 보길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내년부터는 전 읍·면으로 확대해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며 "전복산업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