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기자
지난해 국내 외식업계 매출이 4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반등하던 외식 수요가 고물가와 간편식 확산 등의 영향으로 다시 위축됐다. 여기에 식자재·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며 외식산업 전반에 한기가 돌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음식점 및 주점업의 실질 총매출액은 161조1000억원으로 1년 전(163조3230억원)보다 1.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인 2020년 139조8900억원을 저점으로 2021년부터 증가세로 전환했던 외식산업 매출은 2023년까지 대면 활동이 증가하며 외식 수요 확대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식자재비와 인건비, 수수료 상승과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경직 등이 외식업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며 4년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집단적 이벤트 소비에서 개인적 소비로 소비문화가 변화하고, 1인 가구 증가·고물가 지속 등의 영향으로 밀키트나 편의점 도시락 등 간편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외식업계의 경영난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음식점 및 주점업의 생산지수(2020=100)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119에서 2020~2021년 100~101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2022~2023년 117로 반등했으나 지난해 115로 소폭 감소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음식점 및 주점업 생산지수는 2021년 2분기에 103으로 코로나19의 영향을 일부 벗어난 이후 2022년 4분기까지 등락을 반복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2023년 2분기부터 정체되는 경향을 보이다가 올해 1분기에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업 부진은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 수는 2021년 94만명 이후 점차 증가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108만명으로 2023년(110만명) 대비 1.6%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21년부터 외식업계의 입직자 수는 이직자 수를 추월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추세는 2023년까지 지속됐지만, 지난해에는 이직자가 입직자보다 소폭 증가하며 종사자 수가 줄었다.
경영난 속 외식업체들은 영업시간을 늘리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한식 음식점을 제외한 업종 대부분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운영하는 업체의 비중이 늘었고, 평균 영업시간 역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생활밀착형 내수산업인 외식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체적으로 식자재비 경감, 인력난 및 인건비 부담 완화, 수수료 합리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성진·전무경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식재료비 경감을 위해 다양한 공급처 확보, 철저한 품질 관리 및 이용자의 인식 개선 등을 통해 식자재 유통구조를 효율화하고 체계적인 수급 조절 방안 마련으로 가격 변동성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외식업체의 영세성을 감안해 정부에서 디지털 전환 비용 지원 등을 통해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노동 강도가 높은 업무를 중심으로 푸드테크 도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고용 확대를 위한 비자 신청 요건, 업무 범위 등이 외국인 고용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제약요건 완화 고려가 필요하다"며 "배달, 무인 서비스 및 간편결제 수수료 등은 외식업계의 새로운 비용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므로 적정 수수료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수수료 책정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