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기자
김민영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는 28일 규제 혁신을 바탕으로 한국의 빠른 R&D(연구개발) 속도와 일본의 경험 및 자본력이 어우러진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김민영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제57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한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협력방안'이란 주제의 발표를 하고 있다. 최태원 기자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제57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한일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협력방안'이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는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의 공동출자 기업인 자회사 '에스티젠바이오'의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과 유럽에선 에스티젠바이오가 만든 의약품이 허가를 받아 판매되는데 아직 한국과 일본에선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의 경우 허가를 위해 임상 결과 외 추가적인 자료를 요구하는 등 규제가 높아 미국이나 유럽 수준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규제 개혁이 시급하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중국의 경우 임상 시험 허가를 쉽게 내주기에 빠르게 신약 개발에 나설 수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의 경우 사람에게 투약하는 임상 전에 해당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해 굉장히 높은 기준을 요구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또 "일본 회사와 함께 일을 하며 느낀 것은 한국은 빨리 속도를 내서 진행하는 문화이고, 일본은 굉장히 절차를 중시한다는 것"이라며 "현대 산업에선 속도가 중요한데 이 분야에서 한국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일 협력을 통해 기초의약품 분야의 중국과 인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이슈 등 전 세계적인 의약품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초의약품 자립도가 낮아진 배경으로 저렴한 약가를 꼽았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로 의료비가 폭증하며 건강보험 부담이 커졌다. 정부가 약가 인하 압력을 가하고 싼 의약품을 권장하는 이유"라며 "이에 제약사들은 좀 더 싼 원료를 찾아 중국이나 인도에서 원료를 공급받거나 완제의약품을 수입하는 경우가 매우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당시 공급망이 붕괴하며 필수 기초 의약품에 대한 심각한 부족 사태를 겪은 바 있다"며 "한국과 일본이 서로 협력해서 기초 의약품의 중국과 인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