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해외여행 중 기내에서 시신과 나란히 앉아 악몽의 비행을 해야만 했던 탑승객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BBC와 NBC 뉴스 등 외신은 미첼 링과 제니퍼 콜린 부부가 호주 멜버른 국제공항에서 카타르 도하를 거쳐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향하는 카타르항공 여객기에서 시체와 4시간 동안 나란히 앉아 비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해외여행 중 기내에서 시신과 나란히 앉아 악몽의 비행을 해야만 했던 탑승객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해당 보도를 보면, 당시 기내에서 비행 중 승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화장실을 이용하던 승객이 부부 근처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그대로 숨을 거둔 것이다. 승무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지만, 이미 늦은 터였다. 승무원들은 이 승객을 비즈니스석으로 옮기려 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찮았다. 이때 승무원들은 부부의 옆좌석이 비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리에 시신을 앉힌 뒤 담요로 말아 덮었다.
기내 곳곳에 빈자리가 있었음에도 부부를 다른 자리로 안내해 주지도 않았다. 부부는 그렇게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4시간 동안 시신과 함께였다. 부부는 승무원들의 대처에 아쉬움을 표했다. 기내에 다른 빈 좌석이 있었는데도 승무원들이 시신을 앉히기 전 부부에게 다른 좌석으로 옮길 것을 제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시 시신과 함께 4시간 동안 악몽의 비행을 했던 미첼 링과 제니퍼 콜린 부부. 9now
미첼은 "불행하게도 쓰러진 여성이 다시 살아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마음 아픈 일이었다"며 "승무원들이 빈 좌석을 보고 '조금만 비켜줄 수 있느냐'고 요청해서 '문제없다'고 말했을 뿐인데 시신을 앉혔다"고 설명했다. 아내인 콜린 또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 이 상황이 지속해서 '트라우마'로 남을 것이라 "안타까운 여성의 죽음에 대해 항공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은 전적으로 이해하지만, 탑승한 고객을 돌보는 프로토콜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행기가 착륙한 후 의료진이 시신을 이송하러 왔을 때도 부부는 자리를 지켜야 했다. 비행기에도 내린 이후에도 부부는 항공사로부터 어떠한 지원이나 보상도 받지 못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카타르 항공 측은 불편을 겪은 승객에게 정책과 절차에 따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 규약을 보면, 비행 중 사망자가 나오면 시신을 비어 있는 줄의 좌석으로 옮기고 담요로 덮어야 한다. 항공편이 만석인 경우는 사망자의 좌석으로 이동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