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열리면 시장직 사퇴'…홍준표·오세훈 등 출마 가능해진 배경[뉴스설참]

(58)현직 유지하며 출마…선관위 해석은?
조기 대선 앞두고 현직 지자체장 '꿈틀'
홍준표·김영록 출사표…오세훈·김동연 출마 유력
행정공백·보궐선거 비용에 비판도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조기 대선 가능성에 일부 지방자치단체장이 몸풀기에 나서면서 이들의 중도 사퇴에 따른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선거 출마를 위한 현직 지자체장의 중도 사퇴는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이슈다. 현직을 유지한 채 선거를 치르는 방향과 직 사퇴 후 선거에 출마하는 방향 모두 행정 공백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으로 5월에 대선이 있을 경우 현직 지자체장의 대선 출마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대통령 궐위에 의한 대선의 경우 30일 이내에 사퇴하면 출마 가능하다. 당내 경선 기간도 3주 안팎으로 짧아 지자체장들이 현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에 나갈 수 있는 구조다.

2012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은 지자체장이 현직을 유지하고도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 제18대 대선에서 김문수 당시 경기지사가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도전하자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공직선거법 제57조 제6항은 제60조제1항에 따라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당내경선에서 경선운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에는 동법 제60조제1항에 따라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이 해당되는데, 여기에 현직 지사가 포함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선관위가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시 중앙선관위는 "공무원의 당내 경선 운동을 금지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57조는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선거운동을 돕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라며 "정당에 속한 단체장이 직접 경선에 입후보하는 경우에는 직을 유지하며 선거운동을 해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권 도전이 유력한 현직 지자체장으로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이 꼽힌다. 이들이 출마 시 시장·지사직 유지와 사퇴 중 어떤 선택을 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이미 홍 시장은 "대선이 만약 생기면 시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홍 시장은 현직을 내려놓지 않은 채 대선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홍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대선 때 자유한국당 후보로 선출됐지만, 경남지사직을 내려놓지 않다가 사퇴를 고의로 늦게 해 보궐선거를 무산시켰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보궐선거를 하려면 2017년 4월9일 자정까지 사퇴 사실이 신고돼야 하는데, 그는 사퇴 시한을 3분 남겨놓은 9일 11시57분에 사퇴서를 접수했다. 당시 보궐선거가 무산되면서 행정부지사가 도지사 권한대행을 맡았다.

선거 출마를 원하는 현직 지자체장의 사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사퇴 후 경선에 도전해야 한다는 입장에선 언론 인터뷰, 토론회, 유권자와의 만남 등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행정 공백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직을 유지한 채 주말, 연차 소진 등을 통해 경선 일정을 소화하는 게 유권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자체장 공석을 채우기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떠안아야 하는 보궐선거 비용은 상당하다. 다만 올해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보궐선거는 치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직 지자체장들의 임기는 내년 6월30일까지인데, 현행법상 선거일부터 임기 만료일까지 남은 기간이 1년 미만이라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게 된다.

2022년 대선에도 경선 과정에서 현직 지자체장의 중도 사퇴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원희룡 당시 제주도지사는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을 치르는 것은 공직 윤리 면에서 납득이 안 된다"며 지사직에서 물러난 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다. 반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는 "선출된 책임자로서 도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에 참여했고, 대선 후보로 선출돼 대선을 5개월 앞둔 2021년 10월 지사직을 내려놨다.

2017년 대선 당시에는 더 많은 현직 지자체장이 도전장을 냈다. 각 당 경선에 참여했던 경선 주자 15명 중 6명이 현직이었다. 자유한국당에선 홍 지사와 남경필 경기지사, 김관용 경북지사가 후보 등록했고, 민주당에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이 출사표를 냈다. 이 중 홍 지사만 당내 경선에서 통과해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기획취재부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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