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영인턴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리 식당을 예약했다가 식당 측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으로 피해를 겪었다는 한 소비자의 사연이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크리스마스 식당 뒤통수 당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12월 초에 크리스마스 데이트할 식당을 알아봤다. 다들 크리스마스라고 특별 코스 만들어서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팔길래 코스 없이 평소처럼 운영하는 식당을 예약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7일 남은 시점인 지난 17일, A씨는 예약한 식당으로부터 갑자기 메뉴를 변경하기로 했다는 황당한 문자를 받았다. A씨가 공개한 문자 대화 내용을 보면 식당 측은 “긴 토의를 거친 결과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단일 세트 메뉴로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죄송한 마음에 세트 구성을 알차게 했다”면서 “예약금 1인당 3만원을 입금해달라”고 알려왔다. 식당 측은 애초 예약받은 메뉴를 스테이크가 포함된 1인당 8만5000원짜리 ‘크리스마스 세트’로 바꾸고, 예약금으로 1인당 3만원을 미리 입금해달라고 한 것이다. 메뉴는 포카치아와 샐러드, 감자 뇨키, 안심 스테이크, 티라미수로 이어지는 2인 코스로, 가격은 1인당 8만5000원이다.
이에 A씨는 “크리스마스에 여기 하나 예약하고 기다렸는데 갑자기 이렇게 진행하시면 어쩌라는 거냐. 다른 집들은 이미 (예약이) 다 차 있는데 장난치냐”고 항의 문자를 보냈다. 이어 “기존 런치 세트에 스테이크 하나 넣고 5만원 더 받는 게 말이 되냐”면서 “그냥 크리스마스 특수에 돈 더 받겠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장사하시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자 식당 측에서는 “일반 메뉴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염치 불구하고 연락드렸다. 죄송하다. 메뉴를 통일해 손님들의 기다림을 최소화하고 스테이크를 주문하는 분들이 평소에 많아서 그런 부분을 감안했다”고 답했다.
A씨는 배신감을 호소하며 식당에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보낸 문자에 가격 정보 표기 없이 예약금만 안내한 게 진짜 열받는다”며 “여친도 엄청 기대하고 있었는데 열받아서 도저히 못 갈 듯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한 철만 장사하고 문 닫으려고 하나” “배짱 영업 대박이네” “정해진 인원을 예약받아놓고 감당이 안 된다는 건 무슨 헛소리지” “저 구성에 8만5000원은 좀 오버잖아” “크리스마스라고 너무하네” “연휴에는 그냥 집에 있는 게 속 편하다” “진짜 뻔뻔하네” “예약받아놓고 저러는 게 진짜 짜증 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후 A씨는 해당 식당에서 전화로 사과를 해왔다는 후기를 전했다. A씨는 18일 추가로 올린 글에서 “방금 가게 매니저랑 통화했는데 사장이랑 매니저 포함해서 게시글이랑 댓글 다 확인했다고 하더라. 자기네 잘못 100%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방문하면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하는데 기분이 이미 상해서 ‘그냥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다들 힘들고 불경기라 오죽하면 그랬을까 싶기도 하다”면서 “여친한테 말했더니 크리스마스 당일엔 ‘그냥 동네 카페 가서 빵 먹어도 괜찮다’고 하더라. 덕분에 올해는 무난하게 넘어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